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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34] 핸드볼에서 ‘파이널 시그널(Final Signal)’을 왜 ‘종료신호’라 말할까

2024-06-25 07:34

한국에서 열린 국제핸드볼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심판. [연합뉴스 제공]
한국에서 열린 국제핸드볼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심판. [연합뉴스 제공]
경기 종료신호는 종목마다 다르다. 축구는 심판의 휘슬로 경기 종료가 선언되며, 야구는 정규 경기에선 별도 선언없이 종료된다. 실내종목에서 농구는 부저 신호로 경기 종료를 알리며, 배구는 심판의 휘슬과 수신호로 경기 종료를 나타낸다.

핸드볼 경우는 ‘전광판 시계의 자동 종료신호 또는 계시원의 종료휘슬과 동시에 끝마친다. 만약 종료신호가 울리지 않는다면 심판, 계시원 또는 기술임원이 휘슬을 불어 경기의 종료를 알린다’고 경기규칙에 돼 있다.

종료신호라는 말은 한자어 ‘종료(終了)’와 ‘신호(信號)’의 합성어로 일이 끝났다는 의미이다. 원래 종료와 신호는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한 한자어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종료는 국역 2회, 원문 22회 등 총 24회가 나오고, 신호는 국역 7회, 원문 3회 등 총 10회가 나온다. 원래 종료라는 말은 고대 중국 철학인 ‘도가 사상’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신호라는 말은 ‘’믿을 신(信)‘ ’부르짖을 호(號)‘를 쓰는 신호라는 말은 목소리가 닿지 않을 정도로 먼 상대에게 말 이외의 방법으로 어떤 의도를 전하는 것을 가르킨다.

스포츠에서 종료신호라는 말은 영어 ‘Final Signal’을 번역한 것이다. ‘Final’은 마지막을 의미하는 라틴어 ‘Finalis’에서 파생됐으며,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들어왔다. ‘Final’은 1880년대부터 스포츠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서양 스포츠를 도입한 일본은 19세기 후반 ‘Final’이라는 단어를 결승 또는 결선(決選)으로 번역해 불렀다. 결승은 최종적으로 둘이 맞붙어 승자를 가리는 말로, 결선은 최종적으로 남은 여러 명 중에서 순위를 가리는 말로 쓴 것이다.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1867-1916)는 1908년 자신의 중장편소설 ‘삼사랑(三四郞)’에서 ‘결승의 총을 쏘는 교수님’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일본국어대사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선 1874년부터 반드시 이기기로 결의한다는 의미로 결승이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결승이라는 말이 들어간 한자어로는 ‘결승 토너먼트’, ‘결승리그’, ‘결승골(점)’ 등이 있다. 또 결승과 유사한 한자어로는 승부(勝負), 승패(勝敗) 등이 쓰인다. ( ‘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24 왜 준준결승, 준결승, 결승이라 말할까’ 참조)

‘Signal’도 신호를 의미하는 라틴어 ‘Signale’에서 유래됐으며,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차용됐다. 이 말은 ‘Sign’에 성질이나 상태 등을 의미하는 접두어 ‘-al’이 붙어서 신호라는 뜻을 갖는다. 야구 용어로 ‘사인’은 자기편끼리 손짓·몸짓 등으로 주고받는 비밀 신호라는 의미이다. 미국 야구에선 1860년대 초창기시절부터 이 말을 쓰기 시작했다고 미국야구사전 ‘딕슨 베이스볼 딕셔너리’에서 설명한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종료신호라는 말을 스포츠에서 쓰게 된 것은 일본의 영향을 직접 받은 일제강점기 때부터였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동아일보 1920년대 초 신문에서 종료신호라는 말을 사용해 보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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