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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84] 배드민턴에서 왜 ‘헤어핀’이라 말할까

2024-05-02 09:58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의 헤어핀샷.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의 헤어핀샷. [연합뉴스 자료사진]
네트 가까이 아래쪽에서 올려친 샷이 상대 네트 상단을 살짝 넘겨 안쪽으로 코트로 빠르게 떨어진다. 배드민턴에서 초심자나 오래된 동호인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기술인 ‘헤어핀(Hairpin)’이다. 헤어핀은 날아가는 셔틀콕의 모양이 머리핀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배드민턴에서만 쓰는 용어이다.

원래 머리핀은 머리카락을 제자리에 고정하는 데 사용하는 물건이다. 머리 장식에 대한 최초의 자료는 고대 그리스 신화 ‘비너스’에서 볼 수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만드는 것은 모든 문화와 모든 시대에 공통적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영어 ‘Hairpin’은 머리카락을 의미하는 명사 ‘Hair’와 ‘pin’의 합성어로 1788년 처음 사용했다. 도로 끝 부분이 머리핀처럼 급격한 U자형 모양으로 구부러진 커브길을 ‘헤어핀 턴(turn)’이라고 부른다.

배드민턴에서 헤어핀 기술은 네트 바로 밑으로 낙하하는 셔틀콕을 다시 네트 상단을 살짝 넘겨 상대방의 코트로 넘기는 ‘헤어핀 숏(short)’과 대각선상으로 떨어뜨리는 ‘크로스(cross) 헤어핀’이 있다. 이 기술의 관건은 셔틀콕의 회전을 얼마만큼 회전을 많이 주는가에 달려있다.

배드민턴은 힘만 있다고 기술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헤어핀과 같이 섬세한 기술이 있어야 상대를 잘 제압할 수 있다. 헤어핀을 익숙하게 잘하는 선수는 게임을 이끌어가는데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만, 네트에 걸려서 실점의 위험도 높다.

'헤어핀'은 포핸드와 백핸드로 나뉜다. 포핸드 헤어핀은 라켓을 세워 잡고 앞으로 이동하여 오른발과 오른팔을 셔틀콕 쪽으로 뻗어야 한다. 팔꿈치와 손목의 힘을 빼고 라켓을 셔틀 아래로 밀어 넣듯이 가볍게 타구해야 한다. 백핸드는 오른발을 왼쪽 방향으로 바로 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셔틀콕이 낙하하는 방향으로 발을 내디디고 몸을 왼쪽으로 돌린다. 그리고 오른쪽 팔꿈치를 구부려서 라켓을 몸의 왼쪽으로 당겼다가 그대로 뻗는다는 느낌으로 셔틀콕을 받아내면 된다.

특히 헤어핀은 절대 셔틀콕을 라켓으로 쳐내는 기술이 아니다. 오른 방향 헤어핀 기술을 구사할 때 왼발이 먼저 나가면서 오른팔을 그대로 먼저 뻗어줘야 한다. 라켓을 거머쥔 팔을 미리 뻗어주는 이유는 날아오는 셔틀콕의 거리를 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오른발이 깊이 들어갈지 적게 들어갈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오른발은 항상 라켓이 나가는 방향과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 또한, 오른발을 뻗을 때 뒤꿈치부터 지면에 닿으면서 바로 무게 중심을 발의 앞부분으로 이동해줘야 한다. 왼 방향도 오른 방향과 마찬가지다. 헤어핀 기술을 구사할 때 라켓에 회전을 주거나 셔틀콕을 치거나 때리면 절대 안 된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몸의 중심으로만 셔틀콕을 받아줘야 한다. 팔을 뻗어줄 때 라켓은 항상 살짝 아래를 향해야 한다. 오른발을 뻗었을 때 왼발은 지지대 역할로 버텨줘야 한다. 그래야 곧바로 수비 동작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헤어핀은 몸의 중심을 이용하여 구사하는 기술이며 손목을 이용해야 한다. 헤어핀은 라켓을 가만히 셔틀콕에 갖다 대는 느낌으로 구사하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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