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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27] 왜 탁구에서 ‘스매시’라고 말할까

2024-02-19 06:36

강한 스매시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는 신유빈.
강한 스매시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는 신유빈.
탁구의 진수는 2.7g짜리 공이 만들어내는 천변만화같은 구질의 묘기에 있다. 공은 작고 가볍지만 절묘한 변화를 일으킨다. 스매시한 공은 최고 시속 200km에 가깝다. 공은 큰 공기저항으로 인해 회전량이 많이 일어난다. (본 코너 1014왜 탁구에서 (ball)’이라고 말할까참조, 1022탁구공은 왜 셀룰로이드로 만든 것일까참조)

스매시는 탁구에서 공을 세차게 내리치는 기술을 말한다. 커트, 드라이브와 함께 많이 구사하는 방법이다. 스매시는 탁구 뿐 아니라 테니스, 배드민턴 등에서 높게 넘어오는 공을 네트 너머로 세게 내려치는 용어로 쓰인다. 라켓을 사용하지 않는 배구, 족구, 세팍타크로 등 구기종목은 스매시를 ‘스파이크(Spike)’ 또는 ‘강타’라고 부른다. (본 코너 458회 ‘왜 스파이크(Spike)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Smash'는 18세기 초 아래로 가격한다는 의미로 처음 사용됐다. 1759년 타동사로 산산조각을 낸다는 뜻으로 ‘Smack’, ‘’Mash’, ‘Crush’ 등과 같은 용도로 썼다. 1813년 자동사로 강력하게 때린다는 의미로 사용했으며, 테니스에선 1882년부터 공식적으로 이 말을 썼다. 미국야구사전 ‘딕슨 베이스볼 딕셔리’는 1888년 미국야구에서 강하게 때리는 일이나 강하게 때린 볼이라는 뜻으로 썼다고 설명한다. (본 코너 966회 ‘왜 ‘스매시(smash)’라고 말할까‘ 참조) 영국에서 시작한 탁구는 20세기초부터 테니스로부터 용어를 빌려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1960년대부터 영어 발음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겨 사용했다. 조선일보 1963년 9월3일자 ‘외유내강(外柔內剛)의순진파(純眞派)’ 기사는 1963년 19년만에 한국땅을 밟고 한국테니스 단식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임충량 선수를 소개하며 ‘귀공자처럼 예쁘장한 얼굴,머리는「플레이어」답게 짧게깎고있으나 정확한「스매시」는 날카로운결정타가되고있으며「버레이」의 묘기는 국내선수로하여금 추종을 불허케하는 특기이다.단·복식전에서 무려7시간에걸친「게임」을 견디어내는 그의체력,특히 각력(각력(脚力))은 우리「마라돈」선수들이 부러워할정도—’라고 전했다.

탁구에서 초보자들은 스매시로 날아오는 공을 막기가 매우 어렵다. 스매시를 구사하는 상대가 강한 스트로크를 이용해 결정타로 활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매시를 잘 하기 위해선 힘과 유연성, 순발력 등이 뛰어나야 한다. 예전에는 체력조건이 뛰어난 서구 선수들이 강력한 스매시를 구사했지만, 중국, 한국 선수들도 이제는 결정력을 키워 파괴력 높은 스매시를 주무기로 많이 활용한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2021년부터 기존의 월드투어를 대체하는 'WTT(World Table Tennis)를 출범시켰는데, 2022년부터 WTT 체제의 첫 '그랜드 스매시' 대회를 싱가포르에서 개최했다. 탁구의 '그랜드 스매시'는 테니스의 '그랜드슬램' 대회와 유사하게 1년에 4번 열리는 최상위 대회이다. '스매시'라는 탁구 종목 특성을 살린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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