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觀衆席)은 운동 경기 등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앉는 자리를 뜻한다.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쓰는 한자어이다. ‘볼 관(觀)’과 ‘무리 중(衆)’이 합쳐진 단어인 ‘관중(觀衆)’과 자리를 뜻하는 ‘자리 석(席)’이 결합했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관중(觀衆)’이라는 말이 20회나 나온다. 조선시대에도 많이 썼던 단어임을 알 수 있다. ‘석(席)’자도 6천235회나 등장한다. 하지만 관중석이라는 말은 조선왕조실록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이 말이 조선왕조 이후 근대 스포츠가 들어오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1926년 3월27일자 ‘금춘(今春)에개정(改正)된 야구신규(野球新規)’기사 일부는 ‘【제육조(第六條)】 께임진행중(進行中)의교대(交代)풀레이의진행중(進行中)에는선수(選手)의교대(交代)를허(許)하지안는다 【해(解)】 이것은큰리그에는그러제업스나소(小)리그에나지방대회(地方大會)에서왕왕(往往)이러나는사실(事實)이어서그들의요구(要求)에의(依)하야새로제정(制定)된바이다 혹시(或時)에투수(投手)의투구(投球)와동시(同時)에딴포수(捕手)가뻰취에서교대(交代)되이나오다가 때마츰타자(打者)의친파을뽈을관중석(觀衆席)압헤서잡은진묘(珍妙)한일이잇섯다 그럼으로이러한제정(制定)을보게되엿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야궁서 포수가 교대된 직후 타자가 친 파울볼을 관중석 앞에서 교대되어 나오는 포수가 잡는 기묘한 일이 발생해 새로운 규칙으로 플레이 중에는 선수 교대를 허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중석은 영어 ‘스탠드(stands)’를 번역한 말이다. 스탠드는 일반적으로 옥외 경기장에서 계단식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관중석을 뜻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stand’는 장소를 점유한다는 의미인 독일어 standanan’이 어원이며, 고대 영어 ‘standan’을 거쳐 현대 영어로 차용됐다. 14세기부터 서있는 장소나 위치를 가르치는 의미로 썼으며, 1800년대 후반부터 복수형인 ‘-s’를 붙여 경기장 관중석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미국 야구에선 1881년부터 일부만 지붕을 설치한 관중석을 ‘grand stands’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폴 딕슨 야구용어사전은 설명한다. 햇빛이나 비를 가리는 시설이 없는 관중석을 용어로 ‘bleachers’라고 말하기도 한다.
최고 전통의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대회는 테니스 코트를 중심으로 4각형 관중석이 만들어져있다. 수많은 관중들은 윔블던 대회 특징의 하나인 하얀색 복장을 한 선수들이 푸른 잔디에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야외 관중석에 앉아 관전한다.
스포츠팬들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선다는 취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관중석(bleachers)’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블리처리포트(bleacher report)’라는 이름을 가진 인터넷 스포츠 매체가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 이 매체는 미국 샌프란스시코에 본사를 두고 뉴욕과 영국 런던에 지사를 운영하며 스포츠 경기와 스포츠 문화에 관한 기사를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보내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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