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mixed doubles’는 섞인다는 의미를 갖는 과거분사형 ‘mixed’와 복식을 의미하는 명사형 ‘doubles’가 합해진 말이다. 원래 ‘mixed’는 라틴어 ‘mixtus’가 어원이며, 고대 프랑스어 ‘mixte’를 거쳐 중세 영어 ‘mixt’가 변형됐다.
테니스에서 혼합복식이라는 말은 1870년대 테니스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쓰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결혼 부부 사교모임에서 혼합복식으로 경기를 갖는 경우가 많았다. 부부 경기가 처녀, 총각 등이 커플을 이루는 팀 경기로 확대됐다. 첫 혼합복식 경기는 1892년 미국 내셔널챔피언십에서 가졌다. 1902년 프랑스오픈의 전신 프랑스 챔피언십, 1913년 윔블던, 1922년 호주오픈에 혼합복식이 각각 채택됐다. 1920년까지 올림픽에서 혼합복식이 빠졌다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다시 정식종목으로 포함됐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조선왕조실록 사이트에서 원어 검색을 하면 ‘단식(單式)’ ‘복식(複式)’과 마찬가지로 ‘혼합복식(混合複式)’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 중국이나 한국에서 생겨난 조어가 아닌 것임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선 서양문화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메이지유신 이후 19세기 말 무렵 영어 ’mixed doubles’를 ‘혼합복식’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본 코너 805회 ‘왜 ‘혼계영’이라 말할까‘ 참조)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혼합복식이라는 단어를 썼다. 조선일보 1925년 6월12일 ‘스폿스여왕(女王) 『란라』양우승(孃優勝)’ 기사는 ‘불란서(佛蘭西)『하드코트』정구선수권대회(庭球選手權大會)는지난육일결승전(六日决勝戰)을마치엇는데전적(戰績)은아래와갓다 ◇남녀혼합복식결승(男女混合複式决勝) 란란양(孃)뿌두니욘 뿔리스트양(孃)코—슈
◇여자복식결승(女子複式决勝) 란란양(孃)뷔스트양(孃) 맛 겐 양(孃) 코라이이양(孃)’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혼합 복식 규칙은 일반 복식과 같다. 남성은 여성보다 크고 신체적으로 더 강하기 때문에 남성이 공격 대부분을 맡는 경우가 많다. 강력한 샷으로 상대 여성을 집중 공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빠른 플레이를 하는 여성이 네트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끊을 수도 있다.
혼합 복식 서비스 규칙은 복식과 비슷하다. 각 팀은 번갈아 가며 서브권을 갖는다. 서브는 게임이 완료될 때까지 동일하게 유지되며 다음 게임에 서브권이 주어지면 게임동안 서브를 할 수 있다. 세트 중에 각 세트의 첫 번째 게임 후 두 게임마다 각 팀 선수들은 서비스가 더 빠르게 돌아오는 타이브레이크가 없는 한 코트의 한쪽 끝에서만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혼합 복식 경기는 주로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많이 벌어진다. 관중들은 단복식과 달리 서로 경쟁하는 남녀 선수들의 혼성 경기를 보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하지만 혼합복식 경기가 길게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3세트로 운영하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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