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let’는 방해하다는 뜻을 가진 고대 색슨어 ‘lettian’이 어원이며, 고대 영어 ‘’lettan’을 거쳐 12세기부터 현대 어법으로 사용했다. 영국에서 테니스 규칙이 만들어진 1870년대 이전부터 테니스 용어로 사용했다고 한다.
테니스 용어 ‘let’의 또 다른 어원설은 영어 ‘net’와 의미가 같은 프랑스어 ‘finet’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테니스가 프랑스 귀족 공놀이인 ‘죄드폼(Jeu de Paume)’에서 넘어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나름 타당성이 있는 말이다. ( 본 코너 901회 ‘왜 ‘테니스’라 말할까‘ 참조)
테니스 규칙에서 레트가 적용되는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공이 네트에 닿은 후 상대방 서비스코트에 들어갔을 때이다. 둘째 네트에 스친 후 코트 바닥에 떨어지기 전 리시버의 몸, 옷, 라켓 등에 닿았을 때이다. 셋째 리시버가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브가 이루어졌을 때이다. 이밖에 인플레이 상황에서 공이 터졌을 때, 인플레이중인 공이 다른 코트에서 날아온 공과 충돌했을 때, 새나 강아지 등의 동물이 인플레이중인 코트에 들어왔을 때 등이다. 이럴 경우 서브 상황에서 레트가 선언되면 다시 서브를 해야 하고, 그 밖의 상황에서 레트가 선언되면 그 포인트를 다시 한다. 공식 경기에서 가장 많은 레트를 기록한 예는 2013년 세레나 윌리엄스가 모리타 아유미를 상대로 승리를 할 때 연속 서비스 레트를 4개나 기록했다. 원래 레트는 수에 제한이 없다.
한때 세계 테니스계에서 강서브가 대세를 이루면서 치고 받는 테니스의 아기자기한 묘미가 줄어들자 레트를 폐지하자는 의견들이 있었다. 레트의 허용으로 강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의에만 그쳤을 뿐 오래동안 유지해왔던 레트는 그대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레트라는 말은 많이 쓰지는 않지만 간간이 경기 기사안에 등장하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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