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tweener’는 앵글로색슨의 일족인 머시안어 ‘betwinum’이 어원으로 고대영어 ‘betweinum’과 중세영어 ‘bitwene’를 거쳐 변형된 말이다. 둘 사이를 나누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1300년대부터 사이를 의미하는 ‘between’의 약자로 사용했다. 테니스 용어로 트위너는 다리 사이에서 공을 치는 스트로크라는 뜻이다. 대부분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선수가 정상적은 스트로크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사용한다. 상대의 로브샷에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다리 사이로 상대 네트를 향해 날린다. 영어로는 일명 ‘핫도그(hotdog)’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통 등을 돌려 가랑이 사이로 샷을 날리지만 상대를 마주보고 슬쩍 트위너를 구사하기도 한다.
테니스에서 트위너를 처음으로 시도한 선수는 1970년대 아르헨티나 기예르모 빌라스이다. 그는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폴로 선수인 후안 카를로스 해리엇이 말 뒷다리 사이로 역방향 슛을 날리는 광고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197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프랑스 와나로 은고드렐라와의 시범 경기에서 이 샷을 처음 선보였다. 1년 뒤 1975년 ATP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챔피언십에서 스페인 마누엘 오란테스와의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이 샷을 구사했다. 당시 그의 이름을 따 ‘Gran Willy(the great willy)’로 불렸다.
1980년대 역방향 트위너샷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프랑스 야니크 노아,독일 보리스 베커, 스웨덴 스테판 에드베리, 아르헨티나 가브리엘라 사바티니 등이 이 샷을 자주 선보였다. 1990년대는 미국 안드레 아가시가 트위너샷을 대중화시켰으며, 2000년대에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메이저 대회에서 자주 승부샷으로 사용했다. 2009년 US오픈 준결승에서 그는 매치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결정적인 백워드 트위너를 성공시켰다. 당시 페더러는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샷”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2021년 윔블던 8강전서 폴란드 휴버트 후르카츠를 상대로 프론트(전면) 트위너를 구사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샷을 “투어에서 가장 화려한 샷 중의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트위너는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공이 머리 뒤로 넘어가서 공을 등 진 채 처리해야 할 때가 적절하다. 보통 동호인들은 이런 상황에선 처리하지 못해 포인트를 잃지만 세계적인 프로선수들은 이를 절묘하게 처리해 반격의 기회로 활용한다. 프로경기에서 트위너가 나올 때마다 관중들은 테니스의 묘미를 만끽하며 즐거워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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