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2-2023시즌 시상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현역 연장과 관련한 질문에 "지금은 조금 더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연경은 지난 2월 현역 은퇴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고, 최근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엔 "많은 분과 현역 연장과 은퇴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김연경은 이날 은퇴 의사를 사실상 철회했다.
이번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은 새로운 팀을 찾는 기준도 밝혔다.
그는 "통합우승이 가능한 팀에 입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재진출 여부에 관해선 "국내에서 은퇴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FA 협상 기간은 지난 9일 시작했으며 향후 2주 동안 계속된다.
김연경의 행선지는 비시즌 프로배구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다음은 김연경과 일문일답.
-- 만장일치로 MVP를 받은 소감은.
▲ 영광스럽다. 돌이켜보면 힘든 순간이 많았다. 동료들이 도와줘서 좋은 상을 받은 것 같다.
-- 상을 받은 뒤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는데, 어떤 내용인가.
▲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연막작전을 폈다. 다들 나이가 많다고 힘들다고 했다. 3차전에선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 언니가 발목이 돌아갔다며 주저앉았는데, 반대로 돌리면서 일어나더라. (웃음) 역시 베테랑 선수들의 정신력은 좋은 것 같다. 다들 엄살을 부렸는데 날아다니더라. 정말 힘든 경기를 했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현역 연장, 은퇴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 조금 더 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소속 팀과 협상 중이다.
-- 현역 연장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 은퇴 생각은 올 시즌에 갑자기 한 것이 아니다. 전부터 은퇴 시기에 관해 생각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답변했다가 일이 커진 것 같다. 조금 당황했다. 은퇴 발언이 나간 뒤 많은 분이 아직은 은퇴할 때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다. 가족들도 그랬다. 큰 부상이 있다면 은퇴를 크게 고려했을 텐데 아직은 괜찮다. 기량 면에서도 아직은 괜찮다고 느낀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현역 연장을 조금 더 하는 것으로 된 것 같다.
-- FA로서 새 팀을 결정하는 기준이 있나.
▲ 통합우승을 못 했다. 굉장히 간절하다. 사실 올 시즌 우리 팀에 거는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정규시즌 1위를 하고 통합 우승을 놓쳐서 그런지 통합 우승에 관한 갈망이 커졌다.
-- 친한 선수들이 같이 뛰자는 이야기하지 않나.
▲ 몇몇 선수들이 있다. (웃음) 우선은 통합 우승(이 가능한 팀)을 더 생각하고 있다.
-- 계약의 기준이 통합우승 가능성이라면 각 팀의 전력 보강 추이도 계약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 그럴 것 같다. 팀의 비전을 고려해야 한다. (각 팀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배구를 원하는지도 중요하다. 사실 프로배구엔 샐러리캡(급여 총액 상한)이 있어서 제약이 많다. 이 때문에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다.
-- 샐러리캡 문제라면, 대우를 조금 포기하고 좋은 팀과 계약할 생각이 있나.
▲ 가능하다. 계약 조건을 낮추더라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의 팀이라면 가능하다. 다만 연봉을 낮춰 받고 계약하는 것에 안 좋은 시선도 있다. 잘 모르겠다.
-- 7개 구단 중 가고 싶은 구단이 많이 있나.
▲ 생각보다 연락이 많이 오지는 않았다. (웃음) 연락해 온 팀의 수를 공개해달라는 질문인가. 계약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 공개하지 않겠다. (웃음)
-- 혹시 다시 해외에 나갈 생각이 있나.
▲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감독님은 아직 실력이 괜찮으니 다시 해외에 나갈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니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더라. 타지 생활은 매우 힘들다. 국내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
-- 보통 FA는 3년 계약을 맺게 되는데, 3년을 다 뛸 생각인가.
▲ 3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매년 (현역 연장 여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다만 계약 팀은 보상 문제가 있어서 그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연합뉴스=종합]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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