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관람객들은 2시간 남짓 소요되는 시간, 2만원 상당의 가격 앞에 과감한 선택보다 재미가 보장된 작품만을 선호하게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OTT의 등장은 영화관으로 향하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끊기에 충분했다. 다시 말해, 영화는 이제 '안봐도 그만'인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이런 상황만 보면 국내 영화, 해외 영화 할 것 없이 흥행 부진을 겪어야 자연스럽지만, 관객들은 유독 국내 영화에만 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은 각각 누적관객수 438만 명, 378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있으나 한국 영화는 지난해 11월 개봉했던 '올빼미' 이후 단 한 편도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국내 영화 성적 부진의 요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티켓값 인상' 때문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보면 알 수 있다.근원적인 문제는 "영화가 재미없어서"다. 높은 티켓값과 불확실한 재미를 위해 내 시간을 투자할 만큼 가치 있는 작품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침체된 국내 영화계의 상황이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를 잃은 관객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재밌는 작품'으로 꾸준한 유도가 중요하다. 대중들의 신뢰감은 ‘재미있는 작품’, '잘 만든 작품'에서부터 나온다. 성실한 제작사들의 좋은 콘텐츠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정민정 기자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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