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점수 3-1(27-25 25-12 23-25 25-18)로 꺾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열흘 만에 실전을 치른 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 승리로 기세가 오른 도로공사를 1차전에서 제압하고 통합 우승을 향한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다만, 지난해까지 치러진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 샴페인을 터뜨린 확률은 56%(16회 중 9번)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1차전에서 진 팀도 마지막에 웃을 가능성이 50%에 육박해 31일 오후 7시에 열리는 2차전이 이번 시리즈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은 2005-2006시즌, 2018-2019시즌 챔프전에서 도로공사를 두 번 격파하고 축배를 들었다. 도로공사는 4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설욕을 노린다.
승패의 분수령은 1세트였다.
시즌 상대 전적 1승 5패로 흥국생명에 밀린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이 실전 감각을 찾기 전에 1세트를 따냈어야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대들보 김연경을 넘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강타와 연타를 효과적으로 섞는 지능적인 공격으로 1세트 초반 8-4로 앞서갔다.
도로공사는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의 블로킹 득점에 이은 오픈 강스파이크로 야금야금 쫓아가 10-10 동점을 이루고 경기를 시소게임으로 몰고 갔다.
김연경에게 높이가 비슷한 캣벨로 맞불을 놓은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의 전략이 통한 덕에 김연경의 1세트 득점은 5점, 공격 성공률은 25%에 머물렀다.
흥국생명이 먼저 세트 포인트에 이르렀지만,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터치 아웃 득점과 흥국생명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공격 범실을 묶어 24-24 듀스로 이어가며 뒷심을 발휘했다.
접전을 끝낸 이는 김연경이었다.
옐레나의 백어택 득점으로 26-25로 앞서가자 김연경이 퀵 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매조졌다. 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이 손을 뻗어 받아냈지만, 주위에 다음 공을 올릴 사람이 없었다.
김연경의 '쇼 타임'은 2세트 시작과 함께 시작됐다.
서브로 도로공사 2인 리시브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공언대로 김연경은 2세트 첫 번째 서버로 등장해 임명옥과 문정원 두 선수를 돌아가며 서브로 공략했다.
도로공사의 리시브가 흔들린 사이 흥국생명은 블로킹 2개와 오픈 득점 4개, 캣벨의 더블 콘택트 범실을 묶어 7-0으로 달아나며 2세트를 쉽게 따냈다.
김종민 감독이 기대를 건 문정원은 1세트에서 득점도 따내지 못하고, 리시브에서도 기대를 밑돌아 결국 2세트 초반 벤치로 들어갔다.
도로공사가 3세트 후반 무서운 집중력으로 한 세트를 만회하자 흥국생명은 2세트에서와 마찬가지로 4세트에서도 '초전 박살'로 도로공사의 백기를 받아냈다.
전위에서 4연속 오픈 득점을 터뜨린 김연경을 앞세워 흥국생명은 8-3으로 도망간 뒤 교체 멤버 김채연의 연속 블로킹과 옐레나의 깔끔한 후위 공격으로 20점에 먼저 도달하며 승패를 갈랐다.
옐레나(32점), 김연경(26점), 김미연(14점) '날개 트리오'가 동시에 폭발한 흥국생명은 팀 공격 성공률에서 도로공사(26.62%)보다 무려 20%포인트 가까이 높은 42.16%를 찍었다.
김연경은 승부처인 4세트에서 무려 11점을 몰아쳤다.
이날 1차전에는 5천464명의 관중이 입장해 '봄 배구'의 정점인 챔피언결정전을 만끽했다.
이번 시즌 5차례나 안방에서 매진(5천800명)을 기록한 흥국생명은 이날에는 아쉽게도 만원 관중을 놓쳤다. [연합뉴스=종합]
◇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 전적(29일·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흥국생명(1승) 27 25 23 25 - 3
한국도로공사(1패) 25 12 25 18 - 1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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