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급들에게 시범경기는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느냐 아니면 퓨처스에서 1군에 콜업되기만을 기다리느냐의 갈림길이다.
그래서 왕왕 시범경기에서는 베테랑들보다 신인급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덩달아 이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막상 정규리그에 들어가서 신인급들이 당장 주전으로 발돋움하기는 결코 싶지가 않다.
2023 KBO 리그 시범경기도 마찬가지다.
이제 불과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먼저 완전 새내기 투수인 박명근(LG 트윈스) 송영진(SSG 랜더스)이 눈에 띈다.
박명근은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김유영이 실책이 끼이기는 했지만 2회에만 6안타를 맞으며 7실점한 뒤를 이어 2회 1사 후에 등판해 2⅔이닝을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또 송영진은 사직 롯데전에 선발로 등판해 2이닝 동안 28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이들 새내기들이 돋보인 점은 사사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박명근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게 걸맞게 FA 유강남이 롯데로 이적하면서 보상선수로 쌍둥이 유니폼을 입은 김유영과 함께 올시즌 LG의 5선발 후보다.
시범경기에서 김유영과 박명근은 서로 임무를 교대해서 수행할 예정이다. 즉 김유영이 선발로 나서면 박명근은 불펜, 박명근이 선발로 나서면 김유영이 불펜으로 나서는 식이다. 결국 박명근이 LG의 5선발로 낙점되기 위한 1차 관문은 넘어섰다. 앞으로 선발로 나섰을때 어떤 모습을 보여 주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송영진은 1라운드에서 지명된 이로운에 이어 2라운드에서 지명된 SSG의 기대주다. 이로운이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나와 시험 무대를 시작했다면 송영진은 곧바로 선발로 시험무대를 밟았다.
이로운이 1-1로 맞선 8회말에 나서 볼넷을 내주지는 않았지만 등판하자 마자 3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2실점하면서 패전을 멍에를 쓴데 견주어 송영진은 선발 2이닝을 깔끔하게 던지며 승리투수가 돼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타자 가운데는 신인급인 송승환이 눈길을 끌었다.
송승환은 밀레니엄 세대로 2019년 2차 2라운드 19순위로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고 2학년 때에는 1년 선배인 강백호와 클린업트리오를 이루면서 입단할 때부터 거포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송승환은 2019년 시즌을 마친 뒤 일반병으로 입대해 지난해 제대를 한 뒤 팀에 복귀해 주로 퓨처스에서 활약하고 1군에는 단 11경기밖에 나서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도 지난해 7월 29일 한화전 9회초 1사 만루에서 조수행의 대타로 나서 3년만에 1군경기에 나서 데뷔 첫 안타를 역전 2타점 적시타로 장식하는가 하면 8월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이의리로부터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하며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13경기 30타수 7안타(타율 0.233) 1홈런에 그쳤지만 올해 시범경기서는 펄펄 날고 있다.
13일 사직 시범경기서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롯데 선발 찰리 반즈에게서 2회 추격의 1점 홈런을 날린데 이어 하루 걸러 15일 창원 NC전서는 8회에 김재환의 대타로 등장해 무사 1루에서 좌월 역전 결승 2점홈런을 터뜨리며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경기에서 7타수 3안타(타율 0.429) 가운데 홈런이 2개다. 똑같이 하루 걸러씩 홈런을 날린 2년차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함께 시범경기 히어로다.
아직 갈길이 멀다. 또 어떤 새내기들이 두각을 나타낼지 점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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