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3세대 그룹들도 건재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돌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다. 2010년대 초반 데뷔한 3세대 그룹들은 올해로 데뷔 7~10년차를 맞이한다.
그럼에도 3세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국내외 최정상의 자리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빌보드 차트에는 여전히 방탄소년단의 이름이 있고 13억뷰를 넘긴 뮤직비디오 또한 4편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견고한 인기를 자랑한다.
걸그룹 또한 마찬가지다.
일명 '트레블'(트와이스, 레드벨벳, 블랙핑크)로 불리던 3세대 걸그룹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블랙핑크는 방탄소년단과 마찬가지로 국내외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으며 트와이스는 최근 K팝 걸그룹 최초로 3회 연속 도쿄돔을 매진시켰다. 레드벨벳은 '꽃가루를 날려' 열풍을 불러 일으킨만큼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이런 와중에 걸그룹에서는 4세대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있지를 시작으로 에스파, (여자)아이들,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엔믹스 등 4세대 걸그룹들은 팬덤 뿐만 아니라 대중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걸그룹 대전'이라고 불릴만큼 국내 주요 음악 차트는 대부분 4세대 걸그룹들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방탄소년단이 아닌 다른 남자 아이돌의 이름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음원 차트에 장기적으로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팬덤만 있어서는 안된다. 걸그룹처럼 '대중의 픽'이 돼야 한다.
현재 방탄소년단을 이을만한 4세대 남자아이돌을 꼽으라 한다면 누구 하나 꼽기 어렵다. 4세대 걸그룹처럼 선택의 폭이 많아서가 아닌 그만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이 없어서다. 여러 가요관계자는 입을 모아 "방탄소년단의 뒤는 4세대 걸그룹이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하고 있다. 실제로 뉴진스와 르세라핌 등이 빌보드 차트에서 순항하며 해외에서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2022 멜론뮤직어워드에서는 아이브·뉴진스, 제37회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는 뉴진스·르세라핌·아이브가 신인상을 수상했다. 4세대 걸그룹들의 활약 덕에 '누가 신인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던 가운데 서로 시너지를 내며 신인상을 나눠가졌다.
(여자)아이들, 있지, 에스파 등 4세대 초기 주자들은 진작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며 대중성을 확보한지 오래다. 그룹 이름 뿐만 아니라 멤버 개인의 이름까지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하지만 시상식에서도 신인 보이그룹들의 성적표는 아쉬웠다. 이들은 분명 음반을 수백만 장씩 팔고 해외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대규모의 투어를 하지만, 정작 국내 대중들은 그들을 잘 알지 못한다. 팬이 아닌 대중들에 의해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기도 한다.
막강한 영향력으로 글로벌 성적을 내고 있지만 '국내 인지도'에는 목 마르다.
올해는 연초부터 각종 서바이벌이 동시 진행되는 것은 물론 데뷔와 컴백 소식이 다수 들리고 있다.
지난 2일 Mnet '보이즈 플래닛'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오는 15일 JTBC '피크타임', 오는 3월 MBC '소년 판타지-방과후 설렘 시즌2'까지, 보이그룹을 만들기 위한 서바이벌이 줄줄이 방송될 예정이다.
에이티즈의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는 새 신인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지코의 KOZ엔터테인먼트, 세븐틴의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까지 신인을 선보일 예정으로 어떤 보이그룹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 막 날개짓을 시작한 보이그룹들의 행보에도 주목해볼만 하다. 싸이의 피네이션 소속 첫 아이돌 TNX는 오는 15일 두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한다. TNX는 "우리만의 방식과 음악으로 좀 더 많은 분들과 감정적 교류를 하고 싶다. 음악과 스테이지, 퍼포먼스에 대한 열정이 많은 K팝 팬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이미 많은 팬들을 사로잡아 단단한 팬덤을 형성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비롯해 에이티즈, 스트레이키즈, 엔하이픈 등 4세대 보이그룹 대표주자들이 2023년에는 대중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보이그룹 부흥을 위한 판이 깔렸지만 연달아 앨범들을 성공시키면서 인기 '부스터'를 단 걸그룹들의 활약도 계속 될 것이다. 과연 보이그룹은 걸그룹처럼 '팬'과 '대중'을 모두 잡고 세대 교체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민경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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