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수 정홍란의 노래가 한국 걸그룹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 전문가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통생통사 강동완 TV’에 'K팝에 빠진 새 세대를 위한 북한의 표절곡? 왜 북한은 남한 걸그룹 노래를 따라 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가수 정홍란이 부른 '우리를 부러워하라'가 여자친구의 '핑거팁' 표절했다는 주장을 했다.
'우리를 부러워하라'는 북한 체제 선전용 유튜브 채널 '삼지연(samjiyon)'에 약 10일 전 올라온 3분14초가량의 영상을 통해 소개됐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원수님을 모시고 사는 우리를 부러워하라'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남한의 히트곡을 표절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세상이여 부러워 하라 / 우리를 부러워 하라 / 원수님의 그 믿음 속에 / 충신이 된 우리 인민을'이라는 구절 직후 간주 부분이다. 댄서들이 춤을 추는 구간인데 '핑거팁'의 전주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에 강 교수는 전문 음악인에게 두 곡의 유사성에 대해 의뢰했다.
그 결과 정홍란 곡에서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간주 부분의 음이름 진행이 여자친구 곡의 후렴 부분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와, 강 교수는 "결국 표절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새 세대가 남한 노래에 빠져 사상이 흐트러지고 있는 걸 통제하고 있지만, 계속 단속만 할 수는 없다 보니 '주체적 변화'라는 정책을 취하고 '남한보다 더 수준 높은 노래를 만들어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북한 노래에 남한 걸그룹의 노래를 넣어 (북한 젊은이들에게) 마치 익숙한 리듬처럼 들리게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에는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남한에서 유입된 문화를 철저하게 단속, 통제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북한의 가장 유명한 노래에 남한 걸그룹 노래를 넣어 만들었다는 사실이 참 흥미롭고 놀랍다"고 평했다.
강 교수는 "지난해 9월 9일 있었던 북한 99절 공연 때 김유경, 정홍란이란 가수가 등장해서 남한 스타일, 즉 알앤비풍의 발라드 형태로 편곡한 곡을 불렀는데 김정은이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멋진 편곡이 이뤄져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줬다' 등의 말로 극찬했다"며 "그러다 보니 이번 신년경축대공연에서도 여러 곡들이 편곡, 리메이크된 것 같다"고 분석하며 "지금 북한 음악계에 불고 있는 리메이크 바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민경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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