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Pelé)의 본명은 이드송 아란치스 두나시멘투(Edson Arantes do Nascimento)이다. 축구선수출신인 아버지는 미국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의 이름을 따서 그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에디슨처럼 위대한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i’를 뺀 ‘Edson’이라고 부르기로 했지만 출생 증명서에 오류가 생겨 그의 이름이 ‘Edson’이 아닌 ‘Edison’으로 표시됐다는 것이다. 그는 원래 가족들로부터 ‘디코(Dico)’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학창시절 ‘펠레’라는 별명을 갖게 됐는데, 이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바스코 다 가마 클럽 골키퍼 ‘빌레(Bilé)’ 이름을 잘못 발음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펠레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내가 불평을 하면 할수록 더 펠레라는 별명에 갇히게 됐다”며 “그 이름이 어떤 의미를 뜻하는지 친구들이나 나도 몰랐다”고 밝혔다. 빌레에서 유래한 펠레라는 별명은 히브리어로 ‘기적’을 뜻하며, 포르투갈어로는 알려진 뜻이 없다고 한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브라질 선수들은 한국과의 16강전에서 4-1로 승리를 거둔 뒤 현재 대장암 투병중인 펠레의 쾌유를 비는 현수막을 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대장암 말기 치료 중인 펠레가 화학 치료를 중단하고 임종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펠레는 지난해 9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종양 제거 수술 후 화학 요법 치료를 받았지만, 심부전증과 전신 부종 그리고 정신 착란 등 합병증이 찾아왔다. 그래서 이번 카타르월드컵이 펠레에겐 생애 마지막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 것이다.
포르투갈 식민지 모잠비크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프로축구 선수였던 에우제비우는 1970년대 한국 방한 경기 이후에도 한동안 영어식 발음인 ‘우세비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의 본명은 ‘에우제비우 다 실바 페레이라(Eusébio da Silva Ferreira)이다. 에우제비우는 그리스어로 ’깊은 존경을 받는‘ 이라는 뜻이다. 카톨릭 신자였던 그는 축구 뿐 아니라 겸손하고 친절한 모습, 바른 행동으로 포르투갈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필자는 19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때 남북단일팀 취재를 위해 현지에서 코카콜라 홍보대사를 맡아 활약하던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스타 답지 않게 소탈하고 정신이 맑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오랜 병마와 투병하다가 2014년 심부전으로 자택에서 71세로 세상를 떠날 때, 그와 동 시대 선수인 독일의 베켄바워, 잉글랜드의 보비 찰튼을 포함해 세계의 많은 유명인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기도 했다. 오늘날까지 국민영웅으로 추앙받는 그는 몇 명의 역대 대통령, 포르투갈 낭만주의 문학의 대가 알메이다 가헤트, 포르투갈 민요 파두의 영원한 디바 알말리아 호드리게스 등과 함께 리스본의 ‘내셔널 판테온(National Pantheon)’에 안치되어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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