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은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우리 선수들 만나고 왔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리며 믹스트존(공동취재 구역)에서 대표팀을 만난 순간을 공유했다. 영상 속에는 전 국가대표이자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구자철이 경기를 마친 우리나라 선수를 한명씩 안아주며 응원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 중 '주장' 손흥민과의 조우가 이목을 끌었다. 손흥민은 안와골절로 검은색 마스크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풀타임을 뛰었으며 헤딩을 망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우리는 가나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패배 소식에 손흥민의 SNS에는 “오늘 (활약) 한 거 없다” “아프면 쉬지 왜 나왔나” “국가대표팀에선 못하는 게 팩트다” “끝나고 울기만 한다” 등의 비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영상 속에서 경기 종료 후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터덜터덜 걸어나온 손흥민은 구자철과 악수한 후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구자철은 말없이 손흥민의 머리와 어깨를 쓰다듬었다. 손흥민은 구자철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
두 번의 월드컵을 함께 했고, 구자철이 대표팀 주장을 맡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손흥민은 대표팀 막내이자 첫 월드컵 진출이었다. 막내였던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찬 현 시점, 구자철은 누구보다도 손흥민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일 것이다.
두사람의 만남에 뒤따라 나오던 대표팀 스태프들도 그들을 묵묵히 지켜봤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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