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정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구호로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다시 등장했다.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목표를 달성하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월드컵 마다 국민적 응원 구호로 등장하는 이 말은 원래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축구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 악마가 내건 슬로건이다. 당시 북한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한 것을 2002 한일월드컵에서 재현해달라는 국민들의 절절한 소망을 가장 잘 나타냈던 것이다.
이것은 영어 관용구 ‘Dreams come true’을 번역해 우리 말로 익숙해진 표현이다. 꿈이라는 명사 ‘dream’, 온다는 동사 ‘come’, 진실되다는 형용사 ‘true’ 세 단어로 이루어진 영어의 원래 뜻은 꿈이 진실되게 온다는 말이다. 이를 의역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뜻이 된다.
이 말을 즐겨 썼던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 만화영화 제작자 월트 디즈니(1901-1966)이다. 세계적 미디어 기업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창업자인 그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어록을 많이 남겼다. 대표적인 말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다”이다.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를 만들면서 정문 입구에 ‘Dreams come true‘를 문구를 걸어놓기도 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FIFA 랭킹 40위권에 머물렀던 한국이 축구 강호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꺾고 4강에 진출한 것은 세계 축구사에 불가능을 가능케 한 ‘가장 극적인 실화’였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앞두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예선에서 1-0으로 꺾고 8강진출의 결정적인 기회를 마련했던 것에 착안해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염원에서 이 말을 생각해냈다. 2002년 6월18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전 경기에 ‘꿈은 이루어진다’는 구호를 적은 대형 카드섹션이 관중석에 등장했다.
붉은 악마 응원단과 국민들의 절절한 소망을 잘 나타낸 이 구호처럼 한국은 전반 18분 이탈리아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내주었으나, 후반 43분 설기현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뒤 연장 27분 이영표가 올린 크로스를 안정환이 기막힌 점프력으로 머리를 갖다 대며 골든골을 성공시켜 2-1로 승리, 대망의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영국 BBC TV는 한국과 이탈리아전 표를 구하기위해 며칠간 텐트를 치고 노숙하는 한국 서포터즈 모습을 전하면서 “다른 나라 응원단은 ‘도전히 따라올 수 없는 열기(knockout fever)가 일고 있다. 한국의 꿈은 계속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한국 축구는 8강전에서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4강 신화를 달성했다. 4강에선 독일에 1-0으로 패하고 3,4위전에서 터키에 3-1로 져 4위를 했다.
그 뜨겁던 2002년 여름 외쳤던 ‘꿈은 이루어진다’는 구호가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경기가 열릴 때 현지는 물론 한국에서도 많이 울려 퍼질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의 아픔을 딛고 한국 축구가 16강의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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