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goggles’은 14세기 한쪽 눈으로 옆을 본다는 의미인 중세 영어 ‘gogelen’이 어원이다. 그 이전 출처는 알 수 없다. 17세기부터 명사형으로 쓰였다. 아일랜드어로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의 조금한 동작을 의미하는 ‘gog’와도 연관성이 깊다.
원래 추운 북극지방의 이누이트족들은 순록, 나무, 조개 뿔 등을 조각해 자외선 등으로부터 눈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 고글과 같은 눈보호개를 착용했다고 한다. 20세기초 먼지나 바람에 의한 자극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 운전자용 고글을 사용했다. 1903년 비행기가 발명된 후 고글은 높은 고도에서 바람과 벌레 공격을 막을 용도로 필수 용품으로 쓰였다.
수영에서 고글을 착용하는 것은 수영할 때 염소 처리된 물이 눈을 자극하거나 시야를 흐리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수영하는 이들이 고글을 끼면 물 속을 더 명확하게 볼 수도 있다. 수영 선수들은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고글을 착용하지 않았다. 당시 염소가 각막에 독성을 일으켰지만 고통스럽게 눈물을 흘리며 수영을 했다.
1970년대초 스웨덴 말스텐 AB라는 회사가 플라스틱 렌즈를 사용한 고글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고글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수영에서 고글을 처음 착용한 선수가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1973년 미국 NCAA 디비전 Ⅰ200m 평영에 출전한 스코틀랜드의 데이비드 윌키를 꼽는다.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 규정에 따르면 경기 중 선수의 속력, 부력 또는 지구력을 돕기 위한 어떠한 도구나 수영복을 사용 또는 착용할 수 없다. 물갈퀴달린 장갑,오리발, 핀, 파워 밴드, 접착물 등을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고글은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예전 고글을 눈수경, 설안경 등으로 불렀다. 조선일보 1972년 12월8일자 ‘설경등산(雪景登山) 사고방지(事故防止)를 위한 장비(裝備)점검 가이드’ 기사는 ‘설안경, 등산용 고글(Goggle)로 눈을보호하는데 쓴다.3백원~2천원까지’라고 소개했다.
고글은 현재 일상 생활에서도 많이 쓰인다. 추운 날씨에 눈보호용으로 사용하거나 전동공구나 화학 실험 등을 할 때 사용한다. 시력 문제가 있을 때도 처방을 받아 고글을 끼기도 한다. 스포츠에선 수영 뿐 아니라 테니스, 라켓볼, 스키, 농구 등에서도 고글을 사용한다. 미국 프로농구에서 압둘 자바, 아마레 스타드마이어 등이 경기 중 눈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고글을 착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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