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육상과 더불어 대표적인 기록 종목이다. 두 종목은 1000분의 1초까지 정확하게 기록으로 재 최종 순위를 매긴다. 수영 경영과 육상 트랙은 세계적인 시계 제조업체가 타임키퍼를 맡아 관리하고 있다. (본 코너 767회 ‘‘타임 키퍼(Time Keeper)’는 왜 중요할까‘ 참조)
원래 수영에서는 터치 패드(touch pad)가 등장하기 이전만해도 사람이 타임키퍼 역할을 해 기룩을 측정했다. 수십년전 체력 검사를 할 때 많이 썼던 방식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동시에 골인할 때, 타임키퍼와 심판진이 판정을 놓고 옥신각신하는 일이 많이 생겼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터치 패드이다.
터치 패드는 영어를 우리말로 표기한 말로 자동 타이밍 시스템에 연결된 판을 뜻한다. 이 단어는 만진다는 의미인 ‘touch’와 판을 의미하는 ‘pad’가 결합한 말이다. 선수의 손이 닿으면 기록이 자동으로 나타나는 장치를 의미한다. 수영에서 터치 패드가 처음 선을 보이게 된 것은 1967년 팬아메리칸 게임에서 스위스 시계업체 오메가에 의해서였다. 터치 패드 기술의 도입으로 수영 선수들은 스스로 기록을 관리할 수 있게 됐으며 기록의 정확성이 크게 향상됐다. 터치 패드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부터 정식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우리나라 언론에 터치 패드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0년대 이후였다. 조선일보 1985년 7월10일자 ‘잠실(蚕室)수영장「자동계시(計時)장치」증설(增設) 시비’ 기사는 ‘86아시안게임의수영경기장으로 사용하게돼있는 서울 잠실수영장에 터치 패드(선수의손이 닿으면 기록이 자동으로 나타나는 장치)의 추가 설치문제를 두고 대한수영연맹과올림픽조직위원회사이에 마찰을빚고 있다(중략)’며 터치 패드 국제 규격을 놓고 올림픽 조직위와 대한수영연맹이 대립을 한다고 전했다.
보통 수영 100m 경기에서 터치 패드로 총 3번 기록을 측정할 수 있다. 선수들이 출발 전 서 있는 출발대에 터치 패드가 설치돼 있다. 선수가 발판을 딛는 힘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출발 이후 압력이 ‘0’이 되는 순간을 측정해 부정출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50m 구간에서 턴을 할 때도 터치 패드가 기록을 잰다. 올림픽 경기에서 선수가 절반 이상 헤엄을 칠 때 기록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는 이유이다. 최종 100m, 피니시 라인으로 들어올 때는 선수들이 손이나 발로 경기장 벽을 터치하면 기록이 측정된다.
터치 패드가 잘못 작동할 경우에 대비해 1000분의 1초까지의 순간을 고속 카메라로 찍는다. 만약 패드에 기록된 것이 비슷할 경우, 최종 순간에 찍힌 사진을 보고 등위를 가릴 수도 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 보통 터치 패드에 한 손을 대고,다른 한 손은 흔드는 모습을 사진이나 TV 중계 화면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최종 골인 순간에 선수들이 시간 계측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를 알게 해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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