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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14] 왜 수영장 국제규격 길이가 ‘50m’일까

2022-10-03 06:47

2020 도쿄올림픽 수영경기장 모습
2020 도쿄올림픽 수영경기장 모습
국제수영연맹(FINA)은 올림픽이나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벌어지는 수영장의 규격과 조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가로 25m, 세로 50m에 폭 2.5m 씩 8개의 레인으로 나눠야 하며 깊이는 최소 2m다. 경기장의 물은 항상 섭씨 25도에서 28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경기장의 조명은 최소 1500럭스(일반 가정집 실내 조명 500럭스) 이상이 돼야 한다. FINA가 이같은 규정을 마련한 것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최상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때문이다.

특히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영장 길이다. 육상 경기장에서 공식적인 트랙 거리가 400m인 것처럼 수영장에서 길이가 50m인 것은 의미가 크다. 자유형, 평영, 배영, 접영 등 4개 종목의 거리가 수영장 기본 거리 50m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각 종목들은 50m 수영장을 왕복하면서 정해진 거리를 마쳐야 한다. 예를들어 자유형 1500m는 50m 수영장을 30번 돌아야 하며, 자유형 400m는 8번 왔다갔다 해야 한다.

국제 경기규격이 50m가 된 것은 육상 트랙 400m처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1800년대 영국에서 스포츠로 시작된 수영 경기는 정해진 시설이 아닌 강이나 하천 등 자연적인 상태에서 열렸다. (본 코너 800회 ‘왜 ‘수영(水泳)’이라고 말할까‘ 참조) 당연히 초기에는 수영장 규격이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대회를 갖기위해선 종목의 규격화가 필요해지면서 수영장 규격이 50m로 맞춰지게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저 오랜 수영 역사 속에서 사람이 헤엄을 치는데 최적의 길이로 50m가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수영은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부터 남자종목이 먼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여자 종목이 시작됐다. 당시부터 국제규격 수영장 길이는 50m로 출발했다.

우리나라에선 일제강점기부터 국제 규격에 맞는 수영장을 갖췄다. 동아일보 1938년 6월19일자 ‘大邱에 競技用 『풀』대구부서 시설계획’ 기사는 ‘대구의 부영 수영장(水泳場)은 현재 동부와 서부의 두 곳이 있는바 동부는 넓이 二十七메돌에 길이 五十五메돌의 것이고 서부는 넓이 二十五메돌에 길이 五十메돌의 것으로 모다 경기용으로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야 국민체위향상이 크게 노력하여야되는 오늘날 수상경기에 적당한 수영장을 새로이 설치하고저 목하 대구부에서 입안중이라는데 제二차수도 확장공사후 지금의 보조수원지를 이용하리라 한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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