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이라는 단어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연이을 연(聯)’과 ‘맹세 맹(盟)’이 합쳐진 말로 공동의 목적을 가진 조직을 뜻한다. 영어 ‘federation’을 번역한 말이다. 용어용어사전에 따르면 ‘federation’은 함께 한다는 의미의 라틴어 ‘foederationem’이 어원이며 프랑스어 ‘fédération’을 거쳐 1721년 영어로 사용하게 됐다. 영어 ‘federation’은 ‘league’라는 말과 함께 병행해 사용한다. 일본에선 메이지유신이후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이 말을 연맹이라는 한자어로 번역했다. 공통의 목적이나 목표를 위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맹세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로 만든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연맹이라는 단어는 딱 한번 나온다. 고종 44년(1907년) 1월 15일 ‘민영휘가 상소를 올려 교육을 발전시킬 것을 아뢰다’는 글에 등장한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연맹이라는 말을 썼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1920년 창간 때부터 1차 세계대전이후 결성된 국제연맹을 비롯해 연맹이라는 단체 이름을 보도했다. 일본육상연맹은 현재 한자어로 '聯盟' 대신 '連盟'이라고 표기한다.
협회는 어떤 목적으로 회원이 협력하여 설립하고 유지하는 모임을 의미한다. ‘화합할 협(協)’과 ‘모일 회(會)’가 합해진 말인 협회는 영어로 ‘association’를 번역한 말이다. 라틴어로 합친다는 의미인 ‘associatio’가 어원이며, 16세기 영어로 정착된 말이다. 협회는 비영리단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영리단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연맹과는 달리 같은 일을 하기보다는 각각 역할 분담을 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미국야구는 1890년대 메이저리그보다 낮은 리그의 야구 경기를 ‘American Association’이라고 표기했다. 우리나라에선 일본의 영향을 받아 1896년 서재필 등이 중심이 돼 ‘독립협회(獨立協會)가 결성된 이후 협회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조선왕조실록도 그 이후 협회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해방이후 우리나라에선 각 경기단체에서 협회와 연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둘 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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