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사가 애초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제안했지만, 지식재산권, IP를 확보하기 위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제작사들이 시놉시스만 나오면 넷플릭스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게 요즘 드라마 시장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는 서울 국제방송영상마켓 행사 특별 세션에서 “IP, 지식재산권 확보는 제작사의 생존 기반이라며, IP는 제작사가 가진 채 방영권만 판매하려다 보니 신생 채널로 가게 됐고, 규모가 너무 작으면 안 될 것 같아 KT라는 거대 회사가 받쳐주는 ENA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스토리가 우영우 IP를 소유한 덕분에 웹툰을 5개국에 수출했고, 뮤지컬로도 개발하고 있다며 이런 것이 제작사 생존의 기반이 돼 더 좋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고 덧붙였다
<우영우>는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삼는 등 내용의 진일보 외에도 드라마 시스템에서도 획기적인 시도를 해냈다. 드라마 아이피를 제작사가 가져와 성공한 이례적인 경우다. 그동안 아이피는 플랫폼의 몫이었다. 제작사는 그동안 지상파에 제작비의 70% 정도를 받고 아이피를 넘겨줬다.
넷플릭스에 는 거액을 받는 대신 모든 권리를 넘겨야 했다. 에이스토리는 넷플릭스 국내 첫 오리지널 드라마인 <킹덤>을 통해 아이피를 갖지 않으면 작품이 아무리 성공해도 제작사는 성장할 수 없다는 걸 일찍이 경험했다. 이 대표는 “<킹덤> 때 아이피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아이피는 캐시카우가 되어 제작사가 성장할 기반이 되는데, 그런 게 없으면 제작사는 외주를 맡아 (조금의) 수익으로 생존하고, 다시 외주를 맡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영우’ 사례로, 새로운 방송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도 기대하게 됐다. <우영우>는 아이피를 확보하면서 웹툰, 뮤지컬 등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대학로 극장 한 곳을 확보해뒀다. 두세 곳을 더 확보해 뮤지컬을 공개하면 그 근처가 ‘우영우 타운’이 될 수도 있고 관광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이런 것이 생존의 기반이 돼 더 좋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사가 플랫폼을 찾아가 편성과 투자를 위해 아이피까지 내주던 흐름에서 역전된 모습이다. 콘텐츠업계 전체에 좋은 선례이자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에이스토리는 규모가 큰 제작사이고, 작품 완성도에 자신감이 있기에 도전이 가능했다. 중소 제작사의 경우, 제작비 확보를 위해 아이피를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저희도 처음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해주는 대출로 아주 낮은 비율의 이자를 갚아나가면서 제작을 했다. 그 금액이 아이피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었지만 (기반이 됐다). 정부가 (한국) 작품들이 계속 나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준다면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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