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 사례를 이끈 제작사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가 31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송마켓 'BCWW(Broadcast Worldwide) 2022'의 특별세션에 참가해 정부가 제작사 지원 환경을 제공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IP(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해 ENA 채널에서 방영을 결정해줘서 웹툰, 뮤지컬까지 만들 수 있는 캐시카우를 얻는 '윈윈효과'가 일어났다. IP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소 제작사 지원 등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가 무궁무진한 비전을 가질 것이다.“ 이어 "한국은 내수가 작은 나라지만 뛰어난 감독, 작가, 배우들이 있어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잘 돼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 미국 수준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오늘날 IP와 콘텐츠 경쟁력에 한류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방송 프로그램이나 포맷 수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내 방송 사업자의 콘텐츠 수출 규모는 2017년~2020년 연평균 19.8% 늘어나 2020년 기준 4억9154만 달러(약 6580억원) 규모에 달했다. 특히 국내 드라마 장르 수출은 같은 기간 10% 이상 늘어 PP(방송채널사업자) 드라마 수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2020년 국내 방송 콘텐츠 중 68.7%가 OTT 사업자를 포함한 인터넷 기반 사업자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수출 통로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무대 뒤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한 몫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 기획과 창작 분야에서는 원 IP 발굴을 통해 실질적 제작이 이어지도록 기획·개발 지원을 강화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위해 콘텐츠 제작 투자를 확대하고, 글로벌 유통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반영해 맞춤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우영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K콘텐츠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생소한 케이블 채널인 ENA에서 방영돼 첫 방송 시청률은 0.95%에 불과했지만, 재미와 감동을 사로잡은 스토리로 매회 에피소드마다 화제를 일으키며 '우영우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최종회 시청률은 17.53%를 기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국내용 신드롬에 머물지 않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190여 개국에 서비스되는 '넷플릭스'를 통해 우영우는 화제를 낳으며 전세계적으로 뻗어가 '킹덤', '오징어게임'에 이어 K콘텐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지상파 등 레거시 미디어를 제치고 콘텐츠 유통의 메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서 우리 방송콘텐츠가 해외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렸다. 글로벌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콘텐츠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콘진원 관계자는 "OTT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는 새 콘텐츠 제작지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숏폼, 미드폼 등 디지털 미디어 전용 콘텐츠 기획개발, 제작 지원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제작사와 플랫폼 사업자의 네트워킹도 지원한다.
한편, '새로운 콘텐츠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건 BCWW 2022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올해 22회째를 맞는 BCWW 2022에는 17개국, 168개사의 국내외 콘텐츠 기업과 전세계 글로벌 31개국, 600명 이상의 바이어가 참여한다. 국내 지상파, CJ ENM, 스튜디오지니, SLL을 비롯해 아마존 프라임, 워너미디어, NBC유니버설을 비롯해 아시아 최대 매체 그룹 PCCW 등이 참가했다. 비즈니스 미팅과 유통 상담회를 포함한 B2B(기업간거래) 프로그램부터 콘퍼런스, 쇼케이스, 콘텐츠 시상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웹툰, 소설 등 IP 활용 영상화를 위한 11개 기획안 작품 발표와 상담회도 진행한다.
[정민정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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