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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77] ‘투어(Tour)’가 스포츠 용어가 된 이유

2022-08-20 11:09

사진은 세계육상 인도어 투어대회 모습 [세계육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사진은 세계육상 인도어 투어대회 모습 [세계육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투어라는 말을 스포츠에서 사용하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좀 의아했다. 중학생 정도면 단어의 의미를 충분히 알아들을 법한 투어라는 단어는 대개 관광여행 정도로 이해한다. 따라서 스포츠와 관광여행을 연결시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스포츠를 알게 되면서 투어의 의미가 좀 더 분명해짐을 알게 됐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영어 투어(Tour)는 프랑스어에서 변형된 말이다. 고대 프랑스어 ‘Torner’가 어원이며 그 기원은 라틴어 ‘Tornare’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선반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고 한다.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이후 유럽에서 국가간 여행이 유행하면서 투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영국 신사들이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견문과 지식, 정보를 얻는 것을 ‘그랜드 투어(Grand Tour)’이라고 불렀다.

스포츠 용어로 투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종목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이벤트 ‘투르 드 프랑스’이다. 1916년부터 영어로 투어라고 사용하면서 자동차 경주 이름과 구별했다. 테니스는 여러 도시에서 매주 경기를 펼치는 프로 토너먼트를 투어 시리즈라고 불렀다. 대부분 같은 선수들끼리 반복적으로 승부를 겨룬다. 프로골프도 남녀모두 각 도시나 국가를 순회하며 경기를 갖는 것을 투어라고 명명했다. 마치 여행을 다니는 것처럼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갖는다는 의미에서 투어라고 지었던 것이다.

세계 육상도 다양한 세부 종목에서 대륙간 투어대회를 갖고 있다. 세계육상인도어육상투어는 실내 육상경기로 매년 전 세계를 순회하며 열린다. 세계크로스컨트리투어는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연례 대회이다. 세계경보투어, 세계혼합경기투어 등도 매년 정기적으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이후 스포츠 용어로 투어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주로 미국 골프 대회를 다루는 기사에서 투어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81년 6월4일자 ‘일(日) 아오끼 4퍼터 기록’ 기사는 ‘미(美) 투어 골프에 참가하고 있는 일본 프로골프의 왕자이자 퍼터의 명수인 아오끼(청목공(靑木功))가 4퍼터를 기록했다하여 화제—.「이변」이연출된곳은 5월28일 메릴랜드주(州) 콘그레쇼널CC(파70)의 4번미들홀.그린앞 벙커에서 올린 3타(打)째의 볼은 3.6m에 접근했는데 파를 뽑아야 할 첫퍼터가 1.5m를 지나쳤고두번째 퍼터가 60㎝(㎝)를,세번째도 홀인을 못해 트리풀을 기록했다고. 아오끼의 4퍼터는 일본국내 산보(產報)챔피언대회이후 7년만이라고’라고 전했다.

이후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 프로종목에서 투어 대회가 성행하면서 투어라는 말은 ‘프로 순회 경기’라는 개념으로 자리를 잡았다. 2000년대이후 국내서 인기 스포츠로 자리를 잡은 골프는 국내에서 남녀 투어대회를 연간 수십개씩 개최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박세리의 맨발 투혼’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한국여자골프는 수년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투어만을 관리하는 한국여자프로투어주식회사(KLPGT)를 독립운영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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