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는 회장, 사장, 총장 등 단체 대표자라는 뜻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기도 한다. 원래 영어 의미가 회의나 의식을 주재하는 의장이라는 뜻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President’는 앞에 앉는다는 의미인 라틴어 ‘Praesidere’에 어원을 두고 있다. 접두어 ‘Prae’는 앞이라는 ‘Before’라는 의미이며, ‘sidere’는 앉는다는 ‘sit’의 의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고 책임자도 영어로 ‘President’를 쓴다. 명칭은 ‘IOC President’이며. 공식직함은 ‘President of the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 번역해 부른다. 예를들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본 코너 685회 ‘왜 ‘IOC’를 ‘국제올림픽위원회’라고 말할까‘ 참조)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말은 20세기 초 일본에서 먼저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부터 올림픽에 참가한 일본은 ‘IOC President’를 일본식 한자어로 의역해 표기했다. 1920년대부터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우리나라 언론은 일본의 영향으로 일본식 표현을 차용해 쓰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은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일본 언론 등은 현재 ‘IOC President’를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장(国際オリンピック委員会(IOC)のトーマス・バッハ会長)’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일본에선 위원장이라는 말 대신 회장이라는 말을 언제부터 쓰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위원장 대신 회장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은 위원장이라는 말이 위원 가운데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형식적인 대표성을 지닌 표현이라는 점 때문에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IOC 최고 책임자의 의미로 적당하지 않다고 인식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IOC President’는 중국어로 ‘국제오위회주석(國際奧委會主席)’이라고 표기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최고 지도자라는 의미이다. 중국은 ‘President’를 주석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같은 원칙에 따라 최고 책임지라는 의미로 이 말을 쓰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IOC 위원장을 ‘세계 스포츠계의 대통령’이라고 보도하기도 한다. 그동안 사용해 온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말이 정확한 영어 원뜻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체육계 차원에서 가지면 좋겠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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