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엄 웹스터 인터넷 사전 등에 따르면 스타팅 블록은 1910년부터 스포츠에서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스타팅 블록은 출발한다는 동명사형 ‘starting’와 사각형 덩어리를 뜻하는 ‘block’의 합성어로 출발하는데 쓰는 기구라는 말이다. ‘block’는 스포츠 용어로 방해하다, 차단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인데 1772년 영국 크리켓, 1889년 미식 축구 등에서 상대를 막는다는 말로 처음 활용됐다고 한다.
육상 단거리는 초창기 발판 없이 그냥 선 채 출발하는 자세를 취했다. 말 그대로 ‘스탠딩 스타트(standing start)’였다. 1887년 호주의 육상 선수 바비 맥도널드가 캉거루가 뛰는 모습을 보고 처음 고안한 ‘크라우징 스타트((crouching start)’를 선보인 뒤 출발선에 발판용 구멍을 파서 출발하는 일이 많았다.(본 코너 676회 ‘왜 육상 단거리종목은 ‘크라우칭 스타트(crouching start)’로 출발할까‘ 참조) 경기 시작전 흙손을 이용해 구멍을 파는 것은 일관되거나 안정적인 시스템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다음 주자를 위해 구멍을 다시 메워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었다.
1929년 호주의 찰리 부스와 그의 아버지는 스타팅 블록이라는 기기를 처음으로 발명했다. 호주는 육상 출발 자세인 크라우징 스타트에 이어 출발 받침대인 스타딩 블록도 발명한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육상 단거리 선수 조지 심슨은 스타팅 블록을 활용해 100야드 9초4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장비의 도움을 받아 기록을 세웠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스타팅 블록은 1934년부터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초기에는 목재였던 것이 개량을 거듭해 스틸제로 바뀌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아 각종 국제대회에서 사용하게 됐다. 1960년대 스타팅 블록은 무거웠으나 이후 판금과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하면서 안전하고 가벼워졌다. 미국 육상 선수출신인 닉 뉴턴이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스타팅 블록을 제작해 그가 만든 회사 제품이 많이 쓰이고 있다.
현재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는 물론 각종 국내 대회서도 스타팅 블록에 센서를 설치해 계시용 시계와 연동시키는 시스템을 운용한다. 선수들의 출발 동작을 감지해 10분의 1초보다 빠르게 반응하는 선수는 부정 출발 선언을 받을 수 있으며 2회를 반복하면 실격으로 처리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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