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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21] 태권도에서 왜 ‘황소막기’라 말할까

2022-02-05 07:55

 황소막기 동작 [국기원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황소막기 동작 [국기원 태권도용어사전 사진]
태권도 방어기술의 하나인 ‘황소막기’는 그 말 자체가 상당히 센 느낌을 준다. 황소라는 이름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황소라고 하면 힘이 세고 거친 소로 알려져 있다. ‘국민화가’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를 보면 거친 붓터치를 이용해 힘 센 황소의 모습을 잘 그려낸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애창하는 시, 정지용의 ‘향수’에도 황소가 등장한다.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며 고향에서 늘 보고 자라던 황소를 생각하며 고향을 그리워 한다. 크고 억센 황소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가 된 것은 민족과 함께 고락을 함께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황소는 원래 누런 소가 아니다. 다 자란 큰 수소(bull)을 의미한다. 황소 어원은 여러 설이 있다. 황소의 ‘황’은 누를 황(黃)인데 이 말에는 ‘누렇다’는 의미뿐 아니라 ‘넓다’는 뜻도 있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에 크다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 ‘한소’가 변해서 될 말이라는 설명도 있다. 덩치가 큰 개구리를 ‘황소개구리’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황소막기는 황소의 뿔 모양을 본떠 이름을 붙였다. 막기 동작에 황소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한국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작은 두 바깥팔목을 아래에서 위로 동시에 올려막는다. 순우리말 발음을 그대로 옮겨 로마자로 ‘hwangsomakgi’라고 쓰고 영어로 황소모양으로 막는다는 의미로 ‘bull block’라고 번역한다.

국기원 발간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황소막기는 상대방이 양쪽에서 머리 위로 공격해 올 때, 두 바깥팔목을 동시에 아래에서 위로 비스듬히 올려 막는 기술이다. 이 방어동작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몸의 바깥쪽으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자세는 두 주먹은 아랫배 앞에서 출발해 이마 앞에서 멈춘다. 두 팔은 서로 대칭이 되도록 같은 힘을 줘 동시에 끌어 올려야 한다. 이때 팔꿈치는 두 주먹이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갈 수 있도록 한다.

황소막기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해 현대병으로 불리는 ‘거북목’ 교정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목에 통증을 많이 느끼는 이들이 황소막기 동작을 할 때마다 턱을 당겨주면 자세를 바로 잡는데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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