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품새 등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기본동작과 겨루기만은 큰 변화가 없었다. 기본동작과 겨루기 등은 10년을 쉬었어도 다시 할 수 있다 .하지만 품새 등은 자주 변형이 이루어져 고단자라도 금방 까먹을 수 있다.
기본동작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기본이라는 말은 한자어 ‘터 기(基)’와 ‘근본 본(本)’자의 합성어로 사물의 기초와 근본이라는 뜻이다. 동작은 ‘움직일 동(動)’과 ‘지을 작(作)’의 합성어로 몸이나 손발의 움직임을 의미한다. 기본과 동작이 합해진 기본동작이라는 단어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당연히 조선왕조실록에서 기본동작은 검색어로 찾아보더라도 나오지 않는다.
유도, 가라테 등에서 기본동작이라는 말을 쓰던 것을 해방이후 일본 무술을 배웠던 초창기 태권도인들이 태권도를 정립하면서 개념어로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가 국내에서 대중적인 무도스포츠로 자리를 잡고, 세계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던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 국내 언론 등에서 ‘태권도 기본동작’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973년 5월5일자 조선일보 ‘전교생이 태권도 유단자만 200명’ 기사의 한 토막을 소개한다. ‘전교생이 태권도를 시작한 뒤부터 매주 고교는 금요일(金曜日), 중학교는 토요일(土曜日) 오전 8시10분부터 15분간씩 전교생이 태권도로 체육조회(體育朝會)를 한다. 태권도의 기본동작에 형(型)을 배합시킨 매스 게임용 태권도체조를 새로 만들었다.처음엔 음악멜로디에 맞춰 했으나 씩씩하지 못해 구령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는 기사 내용이 눈길을 끈다. 기본동작이라는 말을 당시 일반적으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국기원에서 2019년 발간한 태권도용어사전에는 태권도 기본동작에 대해 태권도의 모든 기술이 기본동작을 토대로 이루어지며, 기본동작을 응용하고 조합하여 품새, 겨루기, 격파 등의 영역에서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2011년 출간된 이경명의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기본동작은 서기와 공격과 방어 즉 공방으로 나뉘고 공방은 다시 손과 발의 사용부위로 나눌 수 있다. 공격은 손으로 지르기, 치기 , 찌르기, 꺾기, 넘기기 등이 있고 발 차기로 나뉜다. 방어는 손 막기, 잡기로 나뉜다. 지르기, 치기는 세부적으로 특수지르기, 특수치기가 있으며 차기는 툭수차기로 세분화된다. 신체 움직임의 특성을 요약하면 수축-이완, 구부리기-펴기, 당기기-밀기, 잡기-꺾기, 정지, 돌기, 움직임의 경로, 공중으로 뛰기, 무게를 지탱하는 부분의 변화, 무게 중심을 변화시켜 이동하는 행위로 구분된다.
태권도 기본동작은 14가지 동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기본준비서기, 주춤새 몸통지르기, 아래막기, 몸통반대지리기, 앞차기, 몸통바깥막기, 등주먹치기, 앞차기, 몸통막기, 손날막기/뒷굽이, 돌려차기, 얼굴막기, 손날목치기, 몸통바로지르기 순이다. 주춤새와 뒷굽이 외에는 모두 앞굽이 자세를 취한다.
태권도는 철저하게 전문화, 세분화된 기본동작을 발판으로 삼아 세계화에 성공한 무도 스포츠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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