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자는 ‘戈+止(창 과+지)’의 합성어이다. ‘창 과(戈)’는 큰 도끼형의 무기를 그린 글자이다. 하지만 ‘지(止)’자의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뉜다. '그치다, 멈추다' 등의 의미와 ‘발 지(趾)’의 원자로 발로 가는 것을 뜻한다. 앞의 것은 평화를 지향하다는 뜻으로, 뒤의 것은 창, 즉 무기를 갖고 발로 가는 것, 진군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道’자는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道理), 삶의 ‘길’을 뜻한다.
싸움(武)와 길(道)은 모순된 개념이지만 싸움의 본질이 인간의 마음에 있다고 보면서 도덕적 이상이 인간의 신체적 수행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동양의 전통적인 도덕관념이 내재되어있는 말이 무도이다.
무도는 영어로 ‘Martial Arts’라고 번역한다. ‘Martial’은 로마 신화 전쟁의 신인 ‘Mars’에서 유래한 단어로 전사나 전쟁과 관련된 말이다. ‘Martial Arts’는 전사가 되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무도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선 신라시대부터 사용했다. 신라 중대 김대문이 지은 ‘화랑세기(花郎世記)’에 따르면 ‘화랑도 중 신선의 도를 중시하는 선도(仙道)와 궁마를 단련하는 등 군사적인 훈련을 하는 것을 무도(武道)라고 한다’고 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무도라는 말이 세종, 세조, 고종 실록 등에 4번 나온다.
하지만 무도라는 용어는 일제 강점기 이전까지는 현재와 같이 무술이나 무예를 가리키는 말은 아니었다. 무사로서의 길이나 생활방식 등을 의미하는 말로 많이 쓰였다. 태권도 뿐 아니라 유도, 검도 등을 무도라고 말하는 것은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백과전서에 따르면 오늘날 사용하는 무도라는 개념은 일본 다이쇼 후기(1918-25년)에 유도, 검도, 궁도를 총칭하는 것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메이지말기부터 무술은 전투기술이 주된 내용이 아니라 심신 단련이나 교육적 효용을 중시하는 풍조가 나타났다. 특히 서구스포츠를 배우면서 이에 대항하며 주체적으로 무술을 활용하자는 운동의 일환으로 무도라는 개념을 세우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의 무도 개념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이후 자리를 잡았다. 일본에서 유도, 검도, 공수도 등을 연마한 초창기 무술 관계자들이 무도라는 일본식 개념을 도입, 본격적으로 전파했다. 일본 주오(中央)대학을 다니던 당시 가라테를 익힌 태권도 원로 최홍희(1918-2002년)는 1954년 당수도 수련관인 오도관을 창설한 뒤 군대 내 태권도 보급 활동을 펼치며 태권도 이름과 함께 무도 개념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 코너 557회 ‘‘태권도(跆拳道)’에서 ‘태권’은 어떻게 생긴 말일까‘ 참조)
유럽 태권도 개척에 공헌을 한 뒤 태권도 연구와 저술활동에 힘쓴 고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장은 자신의 저서 ‘태권도 용어정보사전’에서 무도에 대해 ‘무도란 무술로부터 유래된 기술체계로서 기술을 통한 철학적 정신추구와 교육적 차원의 수련목적을 강조하고 추상적인 가치들을 집합하여 일컫는다. 체용의 관계에서 볼 때 도는 체이고 술은 용에 해당된다. 태권도는 무도라고 이른다’고 설명한다.
용인대학은 국내 유일한 단과대학인 무도대학을 1994년 9월 5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용인대학교는 유도학과, 격기학과, 태권도학과 3개 학과로 구성된 무도대학을 토대로 하여 무도의 전문화를 통해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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