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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45] 컷샷(Cut Shot)이 중요한 이유

2021-11-06 10:39

배구에서 공격수들은 역회전으로 스핀이 걸린 스파이크로 공격 성공률을 높인다. 사진은 한국전력 박철우가 우리카드 수비를 피해 공격을 성공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에서 공격수들은 역회전으로 스핀이 걸린 스파이크로 공격 성공률을 높인다. 사진은 한국전력 박철우가 우리카드 수비를 피해 공격을 성공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워가 실린 강타는 관중의 시선을 코트에서 떼지 못하게 한다. 수비하는 선수들이 공을 받아내기 위해 안간 힘을 쓰지만 공은 손에 맞고 튕겨 나가는 경우가 많다. 공격하는 선수들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손목의 스냅을 적절히 이용해 공의 각도와 속도를 조절한다. 평범하게 정타로 때린 것은 수비수가 처리하기가 쉽다. 하지만 회전이 걸린 공은 정상적으로 잡아내기가 더 어려워 그만큼 공격 확률이 높다.

배구에서 네트에 거의 평행을 이룰 정도로 90도 이내에서 예각 궤적으로 날아가는 스파이크를 컷샷(Cut Shot)이라고 말한다. 자르다는 의미인 ‘Cut’과 슛을 뜻하는 ‘Shot’의 합성어인 컷샷은 쉽게 말하면 손으로 깎아치는 것이다. 국내배구에서 컷샷과 비슷한 뜻으로 '깎아치기 샷' 이라는 말을 쓴다.
골프에서 컷샷이라는 말을 쓴다. 이는 페이드샷의 일종으로 오른손잡이 선수라면 볼의 궤적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완만하게 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비거리는 다소 손해 보지만 탄도가 높고 스핀이 많이 먹어 볼이 많이 구르지 않아 안정성이 뛰어나다. 최경주가 전성기 시절 스핀을 많이 먹인 컷샷을 잘 구사했다.

배구에서 컷샷은 칼로 나무를 사선으로 베는 것처럼 손목을 이용해 공을 깎아치면 역회전이 걸리면서 공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공을 손목으로 밀어서 때리거나 감아서 때리면 그만큼 다양한 구질의 스파이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배구 공에 회전을 거는 것은 과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어깨, 팔, 손목 관절을 축으로 이루어지는 스파이크는 선운동과 각운동이 동시에 일어난다. 탄력을 일으키기 위해 달려가며 점프를 하는 곡선운동과 어깨와 팔 회전동작으로 이루어지는 각운동에 의해 파워가 생기며 공에 많은 회전이 걸리게 된다.

특히 스핀이 많이 걸리는 컷샷을 하기 위해선 스윙을 할 때 시선을 코트 끝라인에 두고, 그쪽으로 감아서 때린다는 느낌으로 손바닥을 공의 약간 윗부분이나 중앙에 맞춤과 동시에 손목스냅을 사용해 손목을 안으로 감아줘야 한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팔동작을 해야하고, 왼손잡이는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팔동작을 해야 역회전이 잘 걸린다.

뉴턴의 제 2법칙, 가속도의 법칙에 따르면 배구공은 세게 칠수록 작용한 힘이 크게 되어 빠르게 멀리 날아간다. 물체에 외부힘이 작용하면 그 결과로 물체는 가속도를 얻는다. 가속도의 크기는 가해 진 힘에 비례하고 물체의 질량에 반비례한다. 힘이 실리고 회전이 많이 걸릴수록 변화가 더 크게 일어날 수 있다.

대개 컷샷과 같이 스핀이 많이 생기는 스파이크는 리시브나 패스가 불안정하게 이루어질 때 노련한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살려 기술적으로 처리하는 고난이도의 공격이다. 상대 수비수들은 오픈 공격 등 정타가 날아올 것에 대비하다가 스핀이 많이 먹은 공을 날아오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 점수를 잃는 수가 많다. 한창 전성기의 선수들보다 팀내 최고참 선수들이 이런 공격을 많이 한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서 4강에 오른 한국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은 터키와의 8강전에서 스핀이 많이 걸린 상대 점프 서브와 스파이크를 리시브로 잘 막아내고, 공격에선 역으로 스핀을 많이 건 스파이크와 서브를 성공시켜 3-2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4강 진출의 중요한 길목인 터키전에서 혼자서 무려 28득점을 올리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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