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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산책 516] 왜 ‘오픈(Open) 공격(攻擊)’이라고 말할까

2021-10-06 07:10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김연경이 상대 수비진을 상대로 오픈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김연경이 상대 수비진을 상대로 오픈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중계 방송을 보면 캐스터가 “오픈 공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는 경우가 많다. 세터가 볼을 높이 띄워줘 공격수가 여유를 갖고 강타를 날릴 때 주로 이런 멘트를 한다.

오픈 공격은 영어 ‘Open’과 한자어 ‘공격(攻擊)’의 합성어이다. 오픈은 형용사로 열린, 공개된이라는 뜻이다. 공격은 이기기 위해 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영어와 한자어가 혼합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문 배구용어는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어원에 대해서 정확히 확인된 것은 없지만 일본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일본배구용어사전에 오픈 공격을 ‘오오픈 코오게키(オープン攻撃)’라는 말이 올라 있다. 이 말의 정의를 양쪽 전위 공격수들이 높은 궤도의 볼을 시간적 여유를 갖고 하는 공격이라고 설명한다. 사이드 라인의 바깥 열린 공간에서 공격을 한데서 유래가 됐다고 한다 .

일본 배구는 자체적으로 다양한 배구 기술을 개발, 용어로 활용했다. 시간차 공격, 퀵, 회전 리시브 등이 대표적으로 일본이 개발한 전문 용어들이다. 오픈 공격도 영어와 한자어를 섞어 단순한 공격을 표현하는 말로 만들어냈다.

오픈 공격를 대신하는 국제적인 용어로는 ‘스파이크(Spike)’, ‘히트(Hit)’ 등을 쓴다. 국제용어로 ‘어택(Attack)’이라고 쓸 때는 전반적인 공격 행위 등을 통칭해 말할 경우다. 국제배구연맹(FIVB)에서 공식 공격기록을 집계할 때는 ‘킬(Kill)’이라는 용어를 쓴다. 공격을 해서 점수를 얻을 때를 분류해 공격 성공기록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본 코너 478회 ‘배구에서 ‘킬(Kil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 참조)

배구는 기본적으로 손바닥을 활짝 편 상태로 공격을 한다. 손바닥이 닫힌 상태로 공격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볼 컨트롤을 잘 하려면 손바닥이 닫힌 것보다는 연 상태가 훨씬 좋다. 볼을 만질 때 더 큰 평평한 면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 공격을 하는 것도 비슷한 원리이다. 리시브가 흔들리거나 수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세터가 공격수를 향해 높게 볼을 띄워준다. 공격수는 느린 템포로 올라온 볼을 스피드보다는 힘과 타점에 의존해 볼을 때릴 수 밖에 없다. 또 이런 볼은 좌우로 높게 열린 상태로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 공격은 상대 블로커에게 노출돼 블로킹을 뚫기가 쉽지않다. 따라서 위험부담이 크고 성공률도 그리 높지 않다. 세터들은 오픈 공격이 불가피할 때면 타점이 높은 공격수에게 볼을 올려준다. 타점 높은 공격으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때문이다. 오픈 공격은 시간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지공(遲攻)이라고도 말한다. 빠르게 공격하는 속공(速攻)에 비해 상대적으로 천천히 하는 공격이라는 의미이다. 보통 오픈공격으로 일단 상대 수비진을 흐트려 놓은 뒤 이어 빠른 템포로 공격하는 방법을 많이 쓴다.

예전 국내 배구 특급 공격수들은 오픈 공격과 속공 등을 적절히 섞어 많은 득점을 올렸다. 1990년대와 2000년 김세진과 신진식은 강력한 힘과 뺴어난 공격기술을 바탕으로 오픈 공격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여자 배구서는 남자에 비해 비록 힘에서는 뒤지지만 오픈 공격 기회가 찾아오면 상대 블로킹을 뚫는 강타를 날리기도 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은 오픈공격과 속공 등을 구사하며 공격 득점에서 세르비아 보스코비치에 이어 세계랭킹 2위에 올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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