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제한은 영어로 ‘Delay In Service’라고 말한다. 서브를 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구에서 서브제한시간은 8초로 정해놓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 12.4.4항에 따르면 서버는 주심이 서브를 해도 좋다는 휘슬을 분 뒤 8초 안에 서브를 넣어야 한다. 주심은 서버가 8초 이내에 서브를 넣지 않으면 해당 팀에 경고하고 다시 위반하면 상대 팀에 1점과 서브권을 준다. 주심이 서브제한시간 위반을 확인하면 즉시 공식 핸드 시그널(Hand Signals)로 나타내야 한다.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오른손가락은 5개를 모두 펴고, 왼손은 엄지손가락과 둘째, 셋째 손가락을 펴 8초룰을 위반했다는 표시를 한다.
8초룰은 별도의 전광판을 설치하지 않고 기록석에서 관리한다. 공식 기록원이 주심이 휘슬을 분 뒤 서브 시작타임을 재 위반여부를 확인한 뒤 위반이 있을 경우 주심에게 이를 통보한다. 한때 국내 프로배구에서 별도의 전광판에 서브 제한시칸 카운트 다운을 알리는 방법을 도입하자는 안이 나오기도 했지만 큰 의미가 없다는 구단들의 지적에 따라 실시하지 않았다.
8초룰이 운영되는 이유는 경기 시간을 빠르게 진행하고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8초룰은 배구보다 먼저 출발한 농구 방식에서 차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농구는 1933년 8초룰을 처음 도입했다. 일단 공을 잡으면 8초 이내에 자기 진영에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야 하는 룰을 만들었던 것이다. 농구공의 소유에 대한 첫 번째 시간제한이었다. 공격제한시간 24초룰보다 20년 이상 앞선 것이었다. 당초에는 백코트의 볼을 10초 이내로 공격지역인 프런트 지역에 보내지 않으면 바이얼레이션이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1961년 규칙 개정으로 폐지되었다가 1969년 다시 부활됐다. 국제농구협회(FIBA)와 NBA는 10초룰을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8초룰로 바뀌었다.(본 코너 427회 ‘8초룰(8 Second Rule)은 왜 생긴 것일까’ 참조)
배구에서 서브를 넣는 제한 시간을 농구와 같이 8초룰로 정한 것은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히 서브를 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던진다는 의미를 갖는 서브는 지금처럼 공격적인 수단이 아닌 경기를 이어가기 위해 상대에게 볼을 넘겨주는 방법이었다. (본 코너 466회 ‘서브(Serve)는 본래 스포츠를 즐기는 마음이 담긴 말이다’ 참조)
배구 서브제한시간은 같은 네트 종목으로 역사가 더 오래된 테니스 서브 제한시간(20초)보다 짧다. 이는 1명이나 2명 정도로 하는 테니스 보다는 단체 종목을 특성을 살려 경기가 원활하게 이어지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라는 의미인 코트(Court)라는 말을 쓰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배구는 기본적으로 룰을 잘 지키도록 짜여진 종목이다. 8초룰에는 빠르고, 재미있고, 호쾌한 것을 추구하는 배구의 기본적인 정신과 철학이 배어있다고 본다. 공정하게 게임의 흐름을 유지하고 선수가 자신에게 주의를 끌거나 지연을 통해 어떤 이점을 갖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원래 1999년 랠리포인트제가 실시되기 이전인 사이드 아웃제 때에는 5초룰이 운영됐다. 하지만 랠리포인트제를 채택하면서 서브 횟수가 줄어들어 전체적인 경기 시간이 당겨짐에 따라 서브제한시간을 3초 더 늘렸다. 이후 각종 국제경기와 프로경기 등에서 8초룰이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그동안 공식 경기에서 서브 제한시간을 위반하는 것을 거의 본적은 없다. 다만 일부 선수가 공을 바닥에 튕기거나 손에 쥔 공을 손가락으로 회전시키며 다소 지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8초룰를 위반해 심판에게 제재를 받는 것은 매우 드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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