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터 서브(Floater Serve)는 스파이크 서브(Spike Serve)와 함께 대표적인 서브이다. 플로터 서브는 강도는 스파이크 서브보다 떨어지지만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인해 수비수들이 처리하기에 애를 먹는다. 축구에서 무회전 슛, 야구에서 너클볼, 농구에서 ‘막슛’이 있다면 배구에는 플로터 서브가 있다. 종목을 불문하고 모두 볼의 무회전 성질을 활용해 예측불가능한 변화를 주는 공통적인 특성을 갖는다.
원래 영어 ‘Floater’는 물에 뜨는 물체나 사람을 의미한다. 야구 전문가 폴 딕슨의 ‘야구사전’에 따르면 야구에서 1902년 플로터라는 말을 먼저 사용했다. 타자의 타이밍을 흔들기 위해 스핀을 넣어 천천히 날아가게하는 투구라는 의미였다. 플로터는 커브볼의 일종인 너클볼과 유사한 구질의 볼이다. 테니스에선 드롭샷과 비슷하다. 농구에선 야구에서 먼저 사용한 말을 일정한 형식이 없는 ‘막슛’을 플로터라는 이름을 붙여 사용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하지만 누가 플로터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는 지는 알려지 있지 않다.(본 코너 395회 ‘왜 ‘플로터(Floater)’를 ‘막슛’이라고 말할까‘ 참조)
1891년 발명된 농구보다 4년 늦게 출발한 배구에서 플로터 서브라는 말을 언제부터 쓰게 된 지도 불분명하다. 말이라는게 어느 시점에서 출발해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쓰게 됐는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처럼 스포츠 용어도 대부분 시작 시점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많지 않다. 플로터 서브라는 말은 야구, 농구에서 쓰던 용어를 어느 누군가가 쓰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받아들여 보편적인 개념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플로터 서브는 느리지만 어디로 방향이 휠지 모르는 무브먼트를 갖는다. 좌우는 물론 낙차가 큰 볼로 상대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손목을 쓰지 않고 볼 중앙 부분을 손바닥 아랫 부분으로 찍듯이 가격해야 플로터 서브를 구사할 수 있다. 중고교 체육시간에 기본적인 언더핸드 서브를 배웠던 배구 초보자들이 플로터 서브를 하기는 쉽지않다. 볼을 얼굴위로 올려 넣는 오버핸드 서브와 함께 볼의 변화를 주기 위해 특정 기술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플로터 서브는 헝가리 물리학자 테오도르 폰 카르만(1881-1963)이 발견한 유체역할 효과이론인 ‘카르만 보텍스(Kalman Votrex)’ 때문에 변화무쌍한 구질이 발생한다. ‘카르만 보텍스’는 흐르는 물체가 마찰을 일으키는 물체를 만나면 양 옆으로 소용돌이인 와류(Vortex)를 형성하며 불규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는 이론이다. 소용돌이가 클수록 볼은 더 심하게 꺾이는 현상을 보인다.
전문 배구선수들은 성공률이 높아 목적 서브 용도로 플로터 서브를 많이 한다. 힘이 좋은 남자 선수들은 적당한 파워를 실어 플로터 서브를 구사한다. 여자 선수는 타격 각도를 잘 활용해 네트 위로 넘기는 플로터 서브를 넣는다. 플로터 서브를 성공시키려면 팔과 볼의 위치, 체중이동이 중요하다.
플로터 서브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배구종목이 처음 채택된 이후 배구의 국제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널리 알려졌다. 한국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여자배구가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인기 구기종목으로 자리잡으며 국제화된 여러 배구 기술이 도입됐다. 플로터 서브는 1980년대 이후 남녀배구의 주요 서브기술로 통용됐다.
국내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는데 반해 토종 선수들은 대부분 플로터 서브를 넣는다. 스파이크 서브가 점프력과 힘을 실어야 하는데 반해 플로터 서브는 기술을 잘 쓰면 실패율이 높은 스파이크 서브보다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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