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업은 뒤를 의미하는 ‘Post’와 위를 의미하는 ‘Up’의 합성어이다. 공을 받을 선수가 상대 선수를 등지고 공을 지키는 플레이를 뜻한다. 원래 포스트는 뒤를 의미하는 접두어로 많이 쓰인다. 라틴어에서 차용된 말로 명사 앞에 이 말을 쓰면 나중이라는 의미가 추가된다. ‘Postgraduate’이 대학교를 졸업한 대학원생이라는 의미가 되는 이유이다. 또 포스트라는 단어는 기둥이나 지주 등을 뜻하기도 하는데 포스트업은 골대를 향해 간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인터넷 용어사전 매리엄 웹스터에 따르면 미국농구에서 포스트업이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974년이었다. 포스트업이라는 말은 농구가 발전하면서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팀 경기인 농구는 팀플레이도 잘 해야 하지만 1대1 개인 돌파능력도 갖춰야 한다. 공을 잡고 자신을 마크하는 수비수를 등질 경우 수비수 입장에선 압박 수비를 하기 어렵고 공격수의 움직임을 간파하기가 힘들다. 공격수는 수동적인 수비를 펼치는 수비수로부터 공을 안전하게 지키며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하지만 공격수도 림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앞면 공격에 비해 슛을 시도하기가 어렵고 수비의 허점을 읽어내기가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대개 포스트업으로 공격을 시도할 때 드리블과 함께 등으로 수비수를 밀어내고 들어가는 전진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거 포스트업은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 빅맨들에게 아주 유리한 기술이다.
예전에 국내 농구에선 포스트업이라는 말 대신 감독들이 공격수들에게 ‘등 돌리고 밀어붙여’라는 말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중앙대-한국은행을 거친 윤진구씨는 기억한다. “포스트업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후반 프로농구가 도입되면서 유행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때는 그냥 상황 설명으로 감독들이 주문하는 게 일반적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프로농구에서 포스트업이 뛰어난 선수들로는 마이클 조던, 케빌 멕헤일, 샤킬 오닐, 찰스 바클리 등을 꼽는다. 모두 신체적, 기술적 완성도가 매우 뛰어난 선수들이다.
조던의 경우 가드와 포워드를 두루 소화한 ‘스윙맨’으로 외곽 플레이 뿐 아니라 골밑플레이도 뛰어났다. 포스트업 플레이로 밀고 들어오는 조던을 막기위해 수비수들은 많은 애를 먹었다. 조던은 수비수가 떨어지면 외곽에서 자신의 전매특허인 페이더웨이를 쏘고, 수비수가 가까이 붙으면 포스트업으로 골밑까지 치고 들어가 마무리를 하곤 했다.
샤킬 오닐은 216cm의 큰 키와 체격을 바탕으로 포스트업을 강력한 무기로 삼았다. 그의 포스트업을 막는 수비수는 거의 없었다. 일단 골밑으로 가면 힘과 높이로 덩크를 내리 꽂아 넣었다. 찰스 바클리도 198cm인 조던과 비슷한 신장으로 파워포워드로서는 단신에 속하지만 막강한 힘과 덩치를 앞세워 골밑까지 밀고 들어갔다. 그는 골밑에서 가공한 득점력을 보였다. 시카고 불스의 데니스 로드맨도 바클리에 공격에 힘 겨워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을 정도였다.
NBA 현역 선수로는 포워드 케빈 듀랜트나 카와이 레너드가 포스트업을 연계해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올린다. 니콜라 요키치와 조엘 엠비드도 센터로서 포스트업을 잘 구사하는 선수로 평가 받는다.
포스트업은 축구에서는 포스트플레이라는 말로 대체해 쓰기도 한다. 공을 받은 선수가 상대 선수를 등지고 공을 지키는 플레이나 공을 지킨 뒤 동료 선수에게 패스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정확한 용어는 포스트플레이보다는 포스트업이 맞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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