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쓰는 용어 중 기술 구역(Technical Area)에 관한 규정이 있다. 경기 중에 감독과 코칭스태프, 대체 선수 등이 머무는 지역을 의미한다. 기술 구역 안에는 이들이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있다. 벤치에는 선발출장 멤버 11명에 들지 않는 선수들이 앉는다. 영어에서 ‘Come off the bench’라는 표현이 있는데 ‘선수가 교체되어 경기장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종종 벤치에서 교체 선수로 들어가 어시스트나 골 등을 기록하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선수를 최상의 하위멤버라는 의미인 ‘슈퍼섭(Super-sub)’이라고 말한다. 벤치는 고대 영어 ‘Benc’와 고대 게르만어 ‘Bankon’에서 유래한 말로 등을 댈 수 없는 긴 의자를 뜻한다고 웹스터 사전 등에서 설명한다.
덕아웃은 벤치를 포함한 기술 구역을 의미한다. 덕아웃과 벤치의 차이를 굳이 따지자면 벤치는 교체 선수에 초점을 둔 말이며 덕아웃은 감독이 있는 곳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이다.
덕아웃은 프로야구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관중석 아래, 필드에 가까운 쪽에 설치한다. 관중들이 경기를 보는데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한 때문이다. 덕아웃은 원래 땅을 파다는 의미인 ‘Dig’의 과거분사형과 밖이라는 부사 ‘Out’의 합성어로 땅에 구멍을 파서 그 위에 지붕이 있도록 덮은 피난처를 뜻하는 단어였다 .
영어 어원사전에 따르면 1722년 내부를 움푹 판 통나무로 된 카누 타입의 은신처를 표현하는 말로 사용했다. 야구에서는 1914년 처음 이 말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축구에서 덕아웃을 갖춘 최초의 경기장은 1920년대 애버딘의 홈구장인 포토드리 스타디움이었다. 애버딘 도날드 콜먼(1878-1942) 트레이너는 관중석에 가리지 않고 선수들에 대한 메모를 하고 관찰할 수 있는 장소를 원해 덕아웃을 처음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규칙에 따르면 기술 구역 안에 벤치를 설치하고 별도의 흰색 라인으로 표시해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작전을 지시하도록 설정해 놓았다. 이 크기는 다양하지만 원칙적으로 터치라인 1m 뒤에 만들도록 하고 있다. 감독들은 경기 중에 이 선을 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한다.
경기 중 덕아웃을 박차고 일어나서 주심과 언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이 선 이상 밖으로 경기장쪽으로 나갈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FIFA는 1999년부터 4명의 심판을 운영하며 기술구역 규정을 통제하고 있다. 교체선수들이 경기장의 측면에서 몸을 풀 수도 있지만 심판의 통제에 따르고 규칙에 정한대로 해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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