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샘프턴 FC는 ‘성자들(The Saints)’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종교적인 이미지의 별명을 갖게 된 것은 팀 창단 기원과 관련이 깊다. 사우샘프턴 FC는 풀럼(Fulham) FC나 아스턴 빌라(Aston Villa) FC와 같이 영국 국교 성공회에서 창단한 팀이다.
1885년 세인트 메리즈 교회 청년부(St. Mary's Church of England Young Men's Association) 학생들은 ‘세인트 메리즈 FC’라는 이름의 축구단을 창단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YMCA 같은 곳에서 축구단을 만든 격이다. 창단 후 사우샘프턴 지역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1898년 델(Dell) 구장을 홈구장으로 결정했다. 남부 리그에 참가할 당시 세인트 메리즈 FC 구단이름을 1897년부터 현재의 사우샘프턴 FC로 바꿨다.
사우샘프턴 FC의 엠블럼을 보면 세인트라는 팀 닉네임에 걸맞게 성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흑백의 축구공 위에 원형띠를 둘러 성자의 이미지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유럽의 종교적인 그림을 보면 성자의 신비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 위에 원형띠를 많이 그려넣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사우샘프턴 FC는 클럽의 종교적 샐깔을 엠블럼에 반영했다.
사우샘프턴 FC 엠블럼은 1990년대 디자인 에이전시인 ‘더 그래픅 워크숍’에서 만들었다. 당시 클럽과 관련된 상징물이 대거 포함된 문장을 공개했는데 그 이전 사용하던 방패를 반으로 갈라 아랫부분에는 지역 햄프셔주의 문장인 하얀 장미를 넣었고, 그 위로 해양과 관련된 사우샘프턴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물이 흐르도록 했다. 그 위 부분에 있는 나무는 인근 지역 ‘뉴 포레스트(New Forest)’에서 따왔다. 상단에는 스카프를 둘러 팬과의 유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사우샘프턴 FC는 1부리그 프로팀으로 정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오랫동안 2,3부리그를 전전하다가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던 1966년 사상 첫 1부리그 승격의 감격을 이루었다. 그동안 1부리그 최고 성적은 1983-84 시즌의 1부 리그 준우승 1회가 전부이지만 명실공히 잉글랜드 남부 지방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역 라이벌인 포츠머스 (Portsmouth) FC와 라이벌 관계를 이뤄 두 팀간의 대결은 가장 치열한 매치업으로 손꼽힌다.
사우샘프턴 FC는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잉글랜드의 FC 포르투로 불리기도 한다. 포르투갈 FC 포르투와 같이 축구 유망주들의 육성을 육성하고 선수를 낮은 값에 데려와 빅클럽에 높은 가격에 파는 구단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사우샘프턴의 유스시스템은 잉글랜드 클럽 가운데에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West Ham United) FC와 함께 손꼽힌다. 현재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 훗스퍼(Tottenham Hotspur) FC에서 뛰고 있는 개러스 베일(31)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배출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260골)이자 3연속 득점왕을 달성하며 잉글랜드 축구 역사를 빛낸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50)도 사우샘프턴에서 프리미어리그 선수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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