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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21] ‘벤치 클리어링(bench clearing)’의 ‘벤치’와 ‘덕아웃(dugout)’은 어떻게 다른가

2020-05-12 11:19

지난 2018년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 1차전 경기 4회초 SK 공격 1사 1·2루 상황에서 넥센 투수 브리검이 SK 타자 최정의 얼굴을 향해 공을 던진 상황이 발생하자 양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뛰쳐나와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 1차전 경기 4회초 SK 공격 1사 1·2루 상황에서 넥센 투수 브리검이 SK 타자 최정의 얼굴을 향해 공을 던진 상황이 발생하자 양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뛰쳐나와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요즘 24시간 스포츠채널 ESPN을 통해 한국프로야구를 본 미국팬들은 KBO 선수들의 ‘배트 플립(bat flip, 일명 빠던-빠따던지기)'에 짜릿함을 느낀다고 한다. 홈런을 치고 배트를 제멋대로 집어 던지는 배트 플립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투수를 자극하는 행위로 금기시 하고 있다. MLB에서 이를 자제시키고 있는 것은 ’‘벤치 클리어링(bench clearing)’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텍사스와 토론토 5차전서 토론토의 홈런타자 호세 바티스타는 홈런을 치고 나서 배트를 시원하게 집어던졌다. 텍사스는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바티스타에게 위협구를 던졌고 이내 양 팀 선수 간 벤치 클리어링이 펼쳐졌다.

벤치 클리어링은 집단 난투극을 말한다. 말 그대로 벤치를 깨끗이 비우고 양팀이 패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야구 등 단체 스포츠에서 난투극이 벌어지면 보통 양 팀의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말리거나 싸움에 가세하기 위해 경기장 안쪽으로 달려 나간다. 야구에서는 빠던이나 빈볼 시비로 인해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진다.

경기장에서 동수의 선수들이 경기를 갖는 대부분의 종목과는 달리 야구에서 공격팀은 수비팀보다 숫자에서 불리하다. 수비팀은 9명인데 반해 타자, 3명의 주자, 후속 타자 등 최대 5명과 1,3루 코치 2명 등 7명이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벤치에서 달려나오는 것을 일반적으로 허용한다.

MLB 공식 규정에 따르면 각 팀 벤치는 홈 팀과 방문팀 각각 하나씩 선수단에게 벤치를 제공해야 한다. 벤치는 베이스 라인에서 25피트(7.5m) 이상 떨어져서는 안되며 지붕을 씌우고 뒷면과 끝이 둘러 싸여 있어야 한다.

덕아웃은 보통 벤치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데 엄밀하게는 벤치를 포함해 선수들의 장비(방망이, 장갑, 타격 헬맷, 포수 장비 등)를 보관하는 장소 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덕아웃이라는 단어는 'dig(파다)'의 과거분사인 'dug'와 'out(밖)'의 합성어로 필드 아래 약간 움푹 들어간 영역이라는 의미이다. 덕아웃을 필드보다 아래에 위치시킨 것은 덕아웃 뒤에 있는 관중이 홈플레이트를 잘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때문이었다.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야구는 홈플레이트에서 중요한 일들이 많이 벌어져 관중들의 시선이 가장 많이 쏠리는 공간이다. 따라서 덕아웃은 벤치에 있는 선수들에 의해 팬들의 시야가 가려지지 않게 만들어진 것이다.

MLB 규정은 “선수, 대체자, 감독, 코치, 트레이너, 배트보이 외에는 아무도 경기 중에 덕아웃에 들어갈 수 없다”고 명시했다. 부상중인 선수는 덕아웃에 들어갈 수 있는데 경기 중에는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도록 규정했다. 경기장에서 퇴장당한 선수와 코치는 덕아웃에 남아있을 수 없다고 정해졌다. 대부분 MLB 야구장과 마이너리그 야구장은 덕아웃은 터널로 클럽하우스와 직접 연결된다.

원래 덕아웃이 필드 아래쪽에 있던 것은 아니다. MLB서도 필드와 같은 높이로 된 다목적 경기장이 있다. 이런 야구장에서는 관중석은 덕아웃이 관중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덕아웃보다 높이 올라있다. 대부분의 아마 야구장에서는 덕아웃은 필드 높이로 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도 대부분 고등학교, 리틀야구, 레크리에이션 야구장 등은 필드와 같은 높이로 된 덕아웃이 많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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