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공주’ 조아연(20․볼빅)이 마침내 챔피언조에서 자신감을 가졌다. 2주 연속 챔피언조에서 최종라운드를 치렀지만 크게 흔들리며 트라우마의 악몽의 기미까지 보였던 조아연이 새로운 희망을 보였다. 챔피언조에서도 한번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게 한 것이다.
조아연은 23일 호주 본빌 골프리조트(파72·6249야드)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제프 킹 모터스 호주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24만유로)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준우승했다. 선두에 3타 차 뒤진 챔피언조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해 2타를 줄였지만 아마추어 출전자인 스테파니 키리아쿠(호주)의 기세가 워낙 뛰어나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조아연이 첫 6개 홀에서 보기 3개를 쏟아내는 사이 키리아쿠가 버디 4개를 몰아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우승을 차지한 키리아쿠가 아마추어 신분이라, 우승상금 3만 6000유로(약 4700만원)는 조아연의 차지가 됐다.
이날 챔피언조에서 자신감이 붙은 조아연은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올 시즌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갖게 된 것이다. 조아연은 “유종의 미로 우승을 하고 싶었지만 준우승에 그쳐 아쉽다”며 “이른 아침부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에서 치른 3개 대회에서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그 이상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 호주에서 2020년 첫 단추를 잘 꿰 기분 좋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아연은 “이번 경험을 토대로 뉴질랜드에서 부족한 부분을 더 보강해 내달 열리는 LPGA투어 볼빅 파운더스컵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2020년 KLPGA 정규투어 개막전도 다가오고 있어 잘 준비해 좋은 시즌 보내겠다”고 자신했다.지난 9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오픈과 16일 ISPS 위민스 호주오픈에서 모두 챔피언조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해 각각 공동 16위, 6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LET는 LPGA투어 최고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아 내심 우승을 기대했지만, 초반부터 마음먹은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지난 해 KLPGA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신인상을 받았던 조아연은 한껏 기대감을 갖고 올 초 뉴질랜드 전지훈련과 호주 대회에 3주 연속 출전을 했었다.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던 호주 대회에서 쓴 맛과 단 맛을 동시에 맛본 조아연은 한층 성숙해 진 모습이다.
이제 20세에 접어든 조아연은 이번 ‘챔피언조의 역습’을 계기로 새로운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뒷심과 집중력을 보완하면서 챔피언조에서도 부담을 갖지 않고 자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조아연은 곧 미국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뉴질랜드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오는 29일께 귀국할 예정인 그는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미국으로 향한다. 3월19일부터 LPGA 투어 볼빅 파운더스컵에 초청 출전하는 조아연은 이어 열리는 KIA 클래식 월요예선에도 신청을 해놓았다. 국내를 주 무대로 하면서 출전 기회가 닿는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상금을 쌓아 내년 투어카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조아연이 별명대로 올해 핑크빛 무드를 이어갈 지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hanmail.net]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