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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따라 나선 일본, 10년 만에 만개한 황아름

2019-01-30 07:35

황아름. 사진=황아름 인스타그램
황아름. 사진=황아름 인스타그램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보아를 정말 좋아했어요. 일본 투어 진출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황아름(32)은 처음부터 한국 무대가 아닌 일본 무대를 두드렸다. 2006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큐스쿨을 응시했고, 첫 도전은 실패로 끝이났다. 하지만 2007년 JLPGA투어 2부 투어에 나섰고, 2008년 다시 응시한 큐스쿨에서 수석을 차지하며 JLPGA투어에 데뷔했다.

황아름은 19살이라는 어린나이에 고국이 아닌 낯선 타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것에 대해 "어릴적부터 일본 투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며 "사실 보아를 좋아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는 나라에 가고 싶은 덕후(열혈팬)의 마음이 컸다"며 웃었다.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황아름은 2009년 4월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서 덜컥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황금빛 미래가 눈앞에 있는 듯 했다.

하지만 통산 2승은 닿을 듯 닿지 않았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갔다.

황아름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고 하며 "가장 좋아하는 클럽이 퍼터였는데,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해도 퍼트가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퍼트가 안돼서 예선에서 한 타 차로 계속 떨어질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많이 울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첫 승 이후 무려 9년 4개월,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버틴 황아름은 마침내 지난해 꿈에 그리던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JLPGA투어 다이토 겐타쿠 이헤야넷 레이디스에서 이민영과의 연장 접전 끝에 통산 2승째를 낚았다.

우승의 물꼬가 트이자 2승, 3승은 연이어 기록됐다. 황아름은 8월 NEC가루이자 대회에서 불과 2주 만에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이어 3개월 후, 이토엔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3승이자 통산 4번째 트로피까지 단숨에 들어올렸다.

황아름. 사진=마니아리포트DB
황아름. 사진=마니아리포트DB
황아름은 "기다리던 2승을 차지했을 때는 아무 생각도 안나고 머릿 속이 새하얘졌다. 물론 이후에도 얼떨떨했는데, '응? 정말? 내가? 맞아? 나야?' 라는 생각만 맴돌았다"고 회상했다.

시즌 첫 승 직후 연이어 기록된 우승에 대해 "아무래도 흐름은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오래 기다려온 우승이 기록된 만큼 2승이나 3승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었다. 특히 시즌 2승에 너무 만족한 나머지 3승에 대한 기대는 크게 없었는데, 이런 마음가짐 덕분에 시즌 3승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무엇보다 자신감과 편안함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우승을 한 뒤부터 안정적인 스윙에 대한 믿음감이 생긴 반면 부담감은 덜했다. 마음을 편해진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황아름은 개인 최고 상금까지 경신했다. 지난해 황아름이 벌어들인 상금은 9,198만 3,225엔으로 한화 약 9억 4000만 원이다. 종전 최고 상금액인 4008만 7835엔(2009년)보다 2배 가량 더 벌었다.

황아름은 "지난해 상금액수를 보면 얼떨떨하다. 성적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시즌을 보내 행복할 따름이다"고 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만큼 아쉬움은 뒤로했다. 황아름은 "아쉬운 순간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그래도 난 매 순간에 내게 충실했고, 결과도 내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이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JLPGA투어 데뷔 12년 차, 오랜 인고 끝에 만개한 황아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황아름은 "올해는 비거리를 더 늘리고 싶다. 요즘 추세가 비거리에 많이 쏠려있는데, 골프에 있어 거리는 확실히 매력적인 무기다"라고 하며 "평소와 똑같이 운동하고, 연습하고 있다. 이미 12월부터 개막에 초점을 맞추고 운동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황아름은 "이번 시즌 역시 스스로가 후회없이 열심히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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