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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 엄재웅 "캐디 해주신 아버지가 큰 힘, 상금 전액 드릴 것"

2018-09-23 16:59

첫 우승을 차지한 엄재웅이 트로피에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KPGA 제공
첫 우승을 차지한 엄재웅이 트로피에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KPGA 제공
[태안=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아버지와 호흡을 맞추며 우승하는 게 꿈이었는데, 10년 만에 꿈이 이뤄졌어요"

엄재웅(28)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5억원)에서 생애 첫 승을 차지했다.

엄재웅은 23일 태안 솔라고 컨트리클럽(파71, 7235야드)에서 치러진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엄재웅은 투어 데뷔 10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공동 선두 김영웅과 윤상필에 1타 차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던 엄재웅은 1번 홀(파5)과 2번 홀(파4)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낚으며 선두를 추격했고, 13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선두로 올라섰다. 13번 홀부터 15번 홀(파4)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한 엄재웅은 승기를 잡았다.

17번 홀(파5)에서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추격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은 엄재웅은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 2009년 KPGA투어에 데뷔한 엄재웅은 2012년까지 매년 시드를 잃었지만 매번 시드전을 통해 투어에 나섰다. 2012년 시즌을 끝으로 군대에 입대했던 엄재웅은 시드전을 통해 2016년 투어에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 첫 해 목디스크로 인해 병가를 내며 시즌을 마치지 못했고, 지난해 투어에 복귀해 상금 랭킹 49위로 시드 유지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3, 4라운드가 프로암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엄재웅은 배우 김성수와 한 조로 경기했다. 사진=KPGA 제공
3, 4라운드가 프로암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엄재웅은 배우 김성수와 한 조로 경기했다. 사진=KPGA 제공
올 시즌 이 대회 직전까지 톱10에 4차례 이름을 올리며 상금랭킹 24위를 기록한 엄재웅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4위, 상금 랭킹 10위까지 뛰어올랐다.

생애 첫 승 달성에 성공한 엄재웅은 "경기 중간 중간 스코어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우승할 수 있었다"고 하며 "16번 홀(파3)에서 잠시 기다릴 시간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스코어보드를 봤는데 선두였다. 이후 17번 홀(파5)에서 약 5m 거리의 버디를 성공시킨 후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최종라운드 우승 사냥에 나섰던 엄재웅의 곁에는 두 명의 조력자가 있었다. 특히 엄재웅과 함께 골프를 쳤던 아버지는 캐디를 자청했고, 가장 큰 힘이 되어주셨다.

엄재웅은 "군대 가기 전까지는 아버지가 종종 캐디를 해주셨는데, 전역 후에는 거의 안하셨다"고 하며 "아버지는 내 플레이 스타일을 잘 알고, 내 표정만 봐도 마음 심리 상태를 잘 아신다. 경기를 치르며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확신을 주셨다"고 했다.

또 한명의 조력자는 '배우' 김성수다. 올 여름 같이 라운드를 하며 친해진 김성수는 이번 대회 3라운드부터 한 조로 플레이했다. 조 편성은 추첨으로 진행됐지만, 공교롭게 한 조로 편성됐다.

엄재웅은 "경기를 하면서 샷을 하지 않을 때는 경기 외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긴장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하며 "형도 처음 나오는 대회인데, 도리어 나를 이끌어주고 리드해줘서 우승 경쟁 상황에서도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우승 상금 1억을 받은 엄재웅은 "아버지와 호흡을 맞추며 우승을 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10년 만에 꿈을 이뤘다. 첫 우승을 특별한 대회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하며 "첫 우승 상금은 모두 아버지께 드리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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