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현은 9일과 10일 양일간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그랜드컨트리클럽 서, 동코스(파72, 6165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1, 2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129타로 우승했다.
대회 첫 날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낚아 6언더파 66타로 공동 6위에 자리한 정재현은 최종라운드 전반 홀에서 보기 없이 6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후반 홀에 들어 11번홀(파4)과 12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한 정재현은 승기를 잡았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정재현은 아마추어 시절 '정원' 이라는 이름으로 크고 작은 대회에서 10승을 거둔 실력파다. 2003년와 2004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한 그는 2007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얻은 뒤 이듬해인 2008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하기까지 순탄한 골프 인생을 걸어왔다.
하지만 KPGA 코리안투어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2006년 KPGA투어에 입회한 정재현은 첫 해 드라이버 입스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며 고생을 했다. 이후 입스는 2013년까지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설상가상으로 2012년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부담까지 생겨 그 해 5월에 아카데미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까지 투어 생활과 레슨을 병행하고 있는 KPGA 코리안투어 QT를 통과해 2014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 뛰었으며 2015년부터는 주로 KPGA 챌린지투어에서 활동했고, 2016년 정재현으로 개명했다.
무려 12년 만에 값진 우승을 기록한 정재현은 “첫 우승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프로 데뷔하고 산전 수전을 많이 겪었는데 아직 우승한 사실이 실감나지 않고 얼떨떨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올해 왼쪽 승모근과 견갑골 쪽에 부상을 당해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아카데미 소속 제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은 마음에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욕심 부리지 않고 현재에만 집중하면서 샷을 했는데 결과가 좋아 덜컥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하며 "정재현으로 개명한 뒤 일도 술술 잘 풀리고 있는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투어 생활과 레슨을 병행하고 있는 정재현은 “집안의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당시 상황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골프를 계속하기 위해 레슨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며 “처음에는 제자들이 우승을 거둬도 내 우승이 아니기 때문에 감흥이 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내 일보다 더 기쁜 일이다”고 했다.
이어 “어렸을 때는 오로지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하는 것만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또 다른 꿈이 생겼다. 80세까지 오래도록 투어 생활을 하고 싶고 무엇보다 아카데미를 성장시켜 한국 프로 골프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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