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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소리] KPGA에 등장한 독보적인 캐릭터, 리브 챔피언십

2018-06-04 05:55

KPGA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초대 우승자 맹동섭. 이천=김상민기자
KPGA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초대 우승자 맹동섭. 이천=김상민기자
[이천=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어린이 팬들이 대회장을 찾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회는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첫 선을 보인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이다.

지난 31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파72, 7260야드)에서 막을 올린 제 1회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은 3일 초대 우승자 맹동섭(31, 서산수골프앤리조트)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올해 첫 신설된 이 대회의 첫 인상은 마치 '지킬 앤 하이드' 같았다. 코스 밖에서는 선수와 갤러리 등 모두에게 인정이 넘쳤지만, 코스 안에서 선수들은 극한의 어려움을 겪었다.

가족 단위 갤러리들의 발길을 이끌다 KPGA 코리안투어 대회장에서는 보기 드문 어린이팬들이 주말을 맞아 대거 대회장으로 나들이를 왔다. 사실 그간 KPGA투어에서 어린이 팬들을 위한 공간은 드물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이번 대회의 경우 대회 코스가 아닌 동코스에 키즈 놀이터 및 휴식처를 마련했다.

동코스 9번 홀에 에어바운스를 설치했고, 물총을 구비해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제공했다. 특히 에어바운스의 경우 잔디가 눌려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시간 마다 한 번씩 자리 이동을 해야하는 수고도 감수했다. 또한 9번 홀까지 전동 카트 셔틀을 마련해 이동에 재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9번 홀 에어바운스 근처에 텐트를 설치해 가족 단위 갤러리들이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도 했다.

갤러리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전동 카트(왼쪽)과 동코스 9번 홀에 설치된 휴식시설(오른쪽 위)과 마찬가지로 9번 홀에 설치된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오른쪽 아래). 사진=YG스포츠 제공
갤러리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전동 카트(왼쪽)과 동코스 9번 홀에 설치된 휴식시설(오른쪽 위)과 마찬가지로 9번 홀에 설치된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오른쪽 아래). 사진=YG스포츠 제공
이러한 배려 덕에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부담없이 대회장을 찾을 수 있었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갤러리들은 그 어느 대회보다 많았다.

뭐니 뭐니 해도 선수가 최우선 ​이번 대회장의 경우 드라이빙 레인지 시설이 따로 없어 동코스 1번 홀을 드라이빙 레인지로 만들었다. 또한 드라이빙 레인지까지 원활한 이동을 위해 카트 이동을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연습볼을 7000개 지원받아 선수들이 볼 개수 제한 걱정없이 무제한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에 자유로운 칩핑 그린과 연습 그린 이용은 기본이고, 매 라운드 식사 지원과 함께 컷 탈락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컷 탈락한 선수에게도 기본금을 지원하는 등 통 큰 배려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사회적인 기부 역시 진행됐는데, 서코스 17번 홀에 KB 리브 존을 마련했다. 선수들의 공이 해당 존에 안착할 경우 매 회 100만원 적립금을 포함한 총 1억원의 기금을 남북하나재단에 지원한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적립금은 총 8800만원이었으며, KB금융이 1200만원을 지원해 총 1억원이 기부 될 예정이다.

두 얼굴의 대회 코스 밖에서 후한 인심과는 다르게 코스 안에서의 리브 챔피언십은 자비가 없었다. 대회 1라운드부터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선수들의 기선을 제압했다.

7,260야드의 비교적 긴 전장에 페어웨이는 좁고 업다운이 심했다. 이는 티 샷 부터 선수들의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대회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11m 칩인 이글 등 인상적인 플레이로 준우승을 차지한 홍순상. 이천=김상민 기자
대회 최종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11m 칩인 이글 등 인상적인 플레이로 준우승을 차지한 홍순상. 이천=김상민 기자
더욱이 잘 정비된 그린은 빠르고 딱딱했으며 언듈레이션까지 심해 코스 난도를 대거 끌어올렸다.

이에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이 시작된 무빙데이(3라운드)의 경우 까다로운 핀 위치까지 더해져 68명의 컷오프 통과 선수 중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단 9명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문제시 되던 아웃오브바운즈(OB)티도 대거 자취를 감추면서 흥미진진한 플레이를 연출했다.

특히 이는 최종라운드에서 빛을 발했다. 17번 홀(파4)에서 우승을 노리던 홍순상(37, 다누)은 티 샷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 왼쪽 언덕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일반적으로 지난해까지 대회장 코스를 감안했을 때, OB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었지만, 이번 대회의 경우 OB 지역이 아니었다.

만약 OB였다면 더블 보기를 기록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갤러리에 의해 공을 찾은 홍순상은 보기로 홀을 마쳤고, 기세를 끌어올려 마지막 홀에서 짜릿한 칩인 이글을 성공시키며 마지막까지 우승의 행방을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기를 연출했다.

첫 대회부터 그간 KPGA투어에 없던 독보적인 캐릭터로 존재감을 한 껏 발산한 KB금융 리브챔피언십, 다소 침체된 KPGA투어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지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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