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 사상 첫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작은 거인' 전병관.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130050658010865e8e9410871751248331.jpg&nmt=19)
거인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부터 사용했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거인(巨人)’이라는 말은 국역 9건, 원문 8건 등 총 17건이 검색된다. 거인은 영어로 ‘giant’라고 말한다. 이 말은 그리스 신화 ‘기가스(gigas)’에서 유래했다. 라틴어 ‘gigant’를 거쳐 고대 프랑스어에서 중세 영어 ‘geant’로 들어왔다.
스포츠용어로 ‘giant’는 미국 프로야구에서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폴 딕슨 야구사전은 미국 프로야구에서 1885년 뉴욕 자이언츠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이 팀은 1958년 연고지 변경에 따라 현재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름이 바뀌었다. 일본 프로야구의 명문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934년 도쿄 자이언츠라는 이름으로 창단됐으며, ‘거인’의 일본어 발음을 사용한 도쿄 교진군(1935년~1946년)을 거쳐 1947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1970년대 후반부터 ‘작은 거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동아일보 1977년 8월29일자 ‘「新記錄突風(신기록돌풍)」을 몰아온「少女巨人(소녀거인)」金會子(김회자)’ 기사에 ‘수영 평형 종목에 소용돌이를 일으킨 13세 짜리의 작은 거인 김회자, 그녀는 동아수영대회에서 한국신기록 3개를 세워 단연 유망주로 손꼽혔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선수들 가운데 ‘작은 거인’으로 가장 이름을 날린 이는 역도의 전병관이었다. 동아일보 1991년 9월29일자 ‘「작은巨人(거인)」마침내「世界(세계)」들었다’ 기사는 전병관이 한국 역도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사는 전병관이 독일 도나우에신겐에서 열린 제64회세계역도선수권대회 56kg급 A그룹 경기에 출전, 용상과 합계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후 전병관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같은 체급에서 한국역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와 LPGA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김미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도 ‘작은 거인’으로 불렸다.
한국 정치인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경제인으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연예인으로 가수 조용필 등이 ‘작은 거인’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외국인으로는 중국 정치인 덩샤오핑 주석, 일본 정치인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대신 등이 ‘작은 거인’으로 불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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