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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33] 왜 ‘용상’이라 말할까

2025-01-27 08:40

 지난 해 IWF 월드컵서 세계신기록 세우며 우승한 북한 여자 역도 강현경
지난 해 IWF 월드컵서 세계신기록 세우며 우승한 북한 여자 역도 강현경
역도에서 용상은 두 다리를 앞뒤로 벌리면서 바벨을 어깨 높이까지 올린 뒤, 심판의 알림에 따라 두 다리를 굽혔다 펴면서 그 반동을 이용해 머리 위로 추어올리는 동작이다. 용상이라는 말은 ‘솟을 용(聳)’과 ‘위 상(上)’자가 합쳐진 한자어이다. 위로 솟는다는 의미이다. ‘용(聳)’이라는 한자는 일반인들이 잘 쓰지 않는 글자인데 역도 용어로 쓰는 것만 주로 알려져 있다. 이 글자는 귀를 뜻하는 ‘이(耳)’ 부수에 음을 나타내는 글자 ‘따를 종(從)’이 합해지니 말이다. 용상은 영어 ‘Clean and Jerk’를 번역한 단어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lean and Jerk’라는 단어는 1935년부터 1940년사이에 처음 등장한다. 이 말은 깨끗하다는 뜻을 가진 동사 ‘Clean’과 홱 움직이다는 뜻을 가진 동사 ‘Jerk’가 합쳐진 말로 깨끗하게 움직인다는 의미이다. ‘Clean’은 바닥에 있는 바벨을 들어 올리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며, ‘Jerk’는 낚아채서 들어 올린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역도에서 용상이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9년 2월20일자 ‘실내운동회(室內運動會)압두 고역기(力技)는무엇’ 기사는 역도라는 말을 만든 문곡 서상천 선생이 기고한 칼럼으로 여기서 용상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기사에서 ‘『투—핸쓰클린엔드적—』즉양수(即兩手)로 약삼십일관(約三十一貫)되는 구간(球桿)을 흉상(胸上)에 일거동(一擧動)으로 올려 전신(全身)에 힘으로 두상(頭上)에놉히 양완(兩腕)이 신직(伸直)토록 용상(聳上)한등(等)의 가경(可驚)할 위대(偉大)한 기록(記錄)이 만들엇다’고 전했다. 용상이라는 단어를 바벨을 들어올리는 행위를 통해 잘 설명해줬다. (본 코너 1331회 ‘왜 ‘역도’라고 말할까‘, 1332회 ’왜 ‘인상’이라 말할까‘ 참조)


용상종목은 힘을 대변하는 경기이다. 제1동작인 클린동작과 제2동작인 저크동작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기에서 실패를 가장 많이 하는 동작은 저크동작이다. 클린동작은 인상과 비슷한 기술동작을 사용한다. 저크동작은 클린이 끝나고 바벨을 가슴위에 올려놓고 저크 스타트에서 구름동작(Jerk Dip)과 올림동작(Jerk Up)은 상하로, 저크스플릿(Jerk Split)동작은 좌우로 신체의 움직임이 큰 기술 동작을 사용하므로 바벨의 탄성을 이용할 수 있는 타이밍과 템포가 반드시 필요하다. 용상종목은 인상경기가 끝나고 10분 휴식을 갖고 경기가 시작 된다. 인상 경기가 끝나면 현재 본인의 기록과 순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와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전술을 짧은 시간 안에 몇 개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가상 시나리오를 짠다.
역도경기는 인상기록에서 하위권에 있더라도 용상경기에서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1차 시기에서 2번의 기록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인상 종목보다 용상 종목에서 치밀한 전술이 필요하다. 기록의 등위를 결정할 때 합계기록을 먼저 세운 선수가 이기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라서 변수가 많은 것이 용상경기이다.
과거 인상기록과 용상기록이 차이가 났을 당시에는 용상경기에서 역전할 기회가 있었으나, 최근 역도경기에서 인상기록과 용상기록의 차이를 줄이는 선수가 늘어남에 따라 용상에서 역전하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가 최종합계에 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역도의 기록에서 중요한 것은 총합이기 때문에 한종목만 잘해서는 메달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최근에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선수들을 보면 인상과 용상의 기록이 크게 차이가 나는 선수는 드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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