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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14] 왜 ‘권총’이라 말할까

2024-09-21 07:59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동반 금과 은메달을 획득한 오예진(오른쪽)과 김예지가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 [파리=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동반 금과 은메달을 획득한 오예진(오른쪽)과 김예지가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 [파리=연합뉴스]
권총은 한 손으로 조작을 할 수 있는 총을 말한다. ‘주먹 권(拳)’과 ‘총 총(銃)’자를 쓴 일본식 한자어로 영어 ‘Hand gun’을 의역한 말이다. 일본 대사전에 따르면 1881년 권총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됐다고 전한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서 ‘권총(拳銃)’이라는 말을 검색해보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일본의 영향을 받아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본 코너 1212회 ‘왜 ‘총’이라 말할까‘ 참조)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권총이라는 말은 일제강점기때부터 우리나라 언론에 등장했다. 동아일보 1920년 5월3일자 ‘露陸軍大佐自殺(노육군대좌자살)’는 도쿄에 근무하는 러시아 육군 대좌 군수검사관이 부인을 잃고 생활을 비관해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최초로 서양 문헌에서 권총에 대해 언급한 것은 1364년 이탈리아 그라치니의 저명한 ‘이탈리아 역사문고(Archivio Storico Italiano)’이다. 이 책에 전체 길이 190mm의 짧은 총을 ‘Span’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1364년 간행된 ‘현대백과사전(Chronicles di Moderna)’에는 경량의 짧은 총포가 ‘Scioppi’의 이름으로 표기했다. 영어 ‘Gand gun’이 처음 기술된 것은 1386년이다. 1449년에 저술된 서적에 당시의 기병이 말을 타고 사용하는 180mm의 총신의 총포를 ‘Petronel’이라고 서술했으며, 이 호칭이 나중의 권총을 표현하는 ‘Pistol’의 어원이 됐다는 설이 있다. (본 코너 1213회 ‘한국 사격의 개척자 ‘피스톨 박’의 ‘피스톨’은 어떤 의미일까‘ 참조) 미국에서 단순히 '권총'이라고 하면 보통 자동 권총을 가리키고 회전식 권총은 '리볼버(Revolver)’이라고 부른다.

권총의 기원은 총포와 겹친다. 중국에서 발명된 화약과 원시적인 총포는 아랍인의 매개로 13세기 전반에 유럽에 전해졌다. 14세기 독일 등에서 원시적인 화포가 만들어졌지만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소형화하는 것이 어려웠다. 금속제 카트리지와 무연화약 등의 발달로 총이 경량화되면서, 소총보다 약간 총신이 짧은 정도의 기병총으로 사용됐다. 19세기 리볼버가 등장하고,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자동 권총이 실용화된 뒤 권총은 무기로 많이 활용됐다.

사격 경기의 권총은 처음부터 경기용으로 설계돼 일반 권총과는 다르게 만들어졌다. 사격용 권총은 처음에는 잘 다루기 힘든 권총의 특성상, 일정 점수에 도달하는 것은 소총 종목에 비해 어렵다. 뒤늦게 엘리트 선수로서 사격 선수에 입문한 경우 보통 권총 종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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