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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48] 왜 ‘마우스피스’라 말할까

2024-07-11 06:52

핸드볼 선수들은 입술과 치아보호를 위해 마우스피스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한미슬의 슛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핸드볼 선수들은 입술과 치아보호를 위해 마우스피스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한미슬의 슛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수십년전 마우스피스는 권투 선수만 끼는 보호장구였다. 복싱은 주먹을 직접 주고받는 위험한 종목이기 때문에 몸에서 취약한 부분인 혀와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마우스피스를 착용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몸싸움이 많은 미국 프로농구에서도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마우스피스를 끼는 선수들이 생기기 시작한 이후 축구 등 여러 종목서도 마우스피스 착용이 보편화됐다. 핸드볼서도 최전방 공격수인 피벗은 마우스피스를 끼는 경우가 많다. 상대와의 몸싸움이 많이 잡히거나 밀려 넘어져 온 몸에 멍이 드는 위험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본 코너 1140회 ‘핸드볼에서 왜 ‘피벗’이라 말할까‘ 참조)

국어사전에도 오른 외래어 마우스피스는 우리말로 보호도구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사전적 정의는 관악기에서 입에 대고 부는 부분, 권투 선수가 시합 때, 혀를 깨물지 않도록 입에 무는 물건이다. 영어로 ‘Mouth-piece’라고 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Mouth-piece는 입을 의미하는 ‘mouth’와 조각을 의미하는 ‘piece’의 합성어이다. 입에 문 조각이라는 뜻이다. 1600년대 처음 사용된 말인데, 영국 작가 존 필립이 작품에서 최초로 등장했다. 처음에는 파이프 등의 개방된 끝에 끼워진 주조물이라는 의미로 쓰였으며, 1776년 입으로 들어가는 악기의 조각이라는 의미가 덧붙여졌다. 현재 스포츠 용어로는 마우스피스와 함께 마우스가드(Mouthguard)’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

 첨단 기술을 이용해 만든 마우스피스
첨단 기술을 이용해 만든 마우스피스


스포츠에서 사용하는 마우스피스의 정확한 기원은 다소 불분명하지만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 권투는 마우스피스가 사용된 최초의 스포츠였다. 권투 선수들은 원래 면, 테이프, 스펀지, 심지어 작은 나무 조각으로 원시적인 마우스가드를 만들어 사용했다. 영국 런던의 치과 의사인 울프 크라우스는 1890년 권투 선수들을 입술 찢어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우스피스를 개발했다. 당시 입술 부상은 매우 흔했다. 크라우스의 잇몸 보호대는 원래 천연고무와 유사한 구타페르카로 만들어졌는데 이를 악물어서 제자리에 고정했다. 나중에 크라우스의 아들인 필립 크라우스가 디자인을 수정하여 벨라 고무로 만들었다. 미국에선 1916년 시카고 치과 의사인 토마스 카를로스가 미국 올림픽 선수 디니 오키프를 위해 마우스피스를 처음 디자인했다. 그 후 여러 치과 의사들이 마우스피스를 만들어 보급했다.

마우스피스는 1927년 마이크 맥티그와 잭 샤키의 권투 경기이후 유행했다. 맥티그는 경기에서 이기고 있었지만, 깨진 이빨로 인해 입술이 심하게 찢어져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그 이후로 마우스피스는 권투 선수에게 흔해졌다.

1947년 로스앤젤레스 치과의사인 로드니 오. 릴리퀴스트는 투명한 아크릴 수지를 사용하여 최초의 아크릴 스플린트를 만들어 마우스피스에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것은 위와 아래 치아에 맞게 성형돼 눈에 띄지 않게 했다. 1950년대 미국 치과 협회(ADA)는 마우스피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마우스피스의 이점을 대중에게 홍보했다. 1960년까지 ADA는 모든 대면 스포츠에서 라텍스 마우스가드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고 1962년까지 미국의 모든 고등학생 풋볼 선수는 마우스피스를 착용해야 했다. NCAA는 1973년 마우스피스를 의무화했다.

현재 마우스피스는 많은 스포츠에서 사용한다. 농구, 자전거 타기, 복싱, 승마, 축구, 체조, 핸드볼, 아이스하키, 인라인 스케이팅, 라크로스, 무술, 라켓볼, 럭비, 포환던지기, 스케이트보딩, 스키, 스카이다이빙, 축구, 소프트볼, 스쿼시, 서핑, 배구, 워터폴로, 역도, 레슬링 등 수많은 종목에서 필수 또는 권장사항으로 마우스피스를 착용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에는 1960년대부터 마우스피스라는 말이 등장한다. 동아일보 1963년 3월29일자 ‘가난한鐵拳(철권)『무어』의죽음’ 기사에서 복싱 경기중 부상으로 인해 29세로 사망한 미국 복싱 선수 무어의 ‘링사고’를 전하면서 ‘마우스피스’를 ‘입 속에 낀 스폰지’라고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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