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신사’라는 말은 영어 ‘Gentleman’의 번역어이다. 교양과 예의를 갖춘 남자를 가리키는 신사는 ‘큰 띠 신(紳)’과 ‘선비 사(士)’를 쓴 한자어로 중국 명, 청대에 지방에 은거하는 지배계층을 뜻하는 말을 차용했다.
동양에서 ‘Gentleman’을 ‘신사’로 번역한 것은 일본에서부터 시작됐다. 영국 등 서양문화 수입에 앞장섰던 메이지유신(1868년)이후 일본에서 문학작품 등에서 사회에서 존경받을 인물상으로 영어 ‘Gentleman’을 신사라고 번억했다. 일본대사전 등에 따르면 일본식 한자어 ‘신사’는 ‘진신사(縉紳士)'에서 유래했다. 진신사는 붉은 비단 띠(縉)를 뚜른 높은 관직을 가진 인물이라는 의미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879년 4월30일자 나가사키발로 ’신사‘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는 설이 있다.
영어용어사전에 의하면 영어 ‘Gentleman’은 집안, 종족을 뜻하는 라틴어 'Gentilis'에서 유래했으며, 혈통이 고귀한 사람을 가리키는 프랑스어 'Gentilhomme'을 거쳐 15세기 영어로 차용됐다.
영어 ‘Unsportsmanlike Conduct’를 ‘비신사적 행위’라고 번역한 것도 일본에서 먼저 시작했다. 비신사적행위는 한자어로 ‘非紳士的行爲’라고 표기해 신사적 행위가 아닌 행동이라는 뜻이다. 스포츠영어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19세기말 일본에서 이 말이 등장했다. 일본 미디어에선 'Gentleman'을 모자와 프록 코트, 지팡이 혹은 검정 우산, 그리고 망토와 단안경을 쓴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스포츠에선 이 신사라는 말을 좋게 받아들여 '신사'를 스포츠맨십의 표본으로 삼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비신사적 행위'라는 말은 이런 배경 하에서 나온 번역어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일제강점기 때부터 비신사적 행위라는 말을 썼다. 조선일보 1931년 6월12일자 ‘【심판급경기규정(審判及竸技規定)】’기사는 복싱 경기규정을 소개하면서 ‘비신사적행위(非紳士的行爲)가유(有)한자(者)’를 제재한다고 전했다.
스포츠에서 비신사적행위는 벌칙이 적용되는 반칙의 일종이다. 핸드볼 경기규칙은 비신사적행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스포츠맨쉽에 어긋나는 모든 언어적, 비언어적인 표현은 비신사적 행위로 간주된다. 이 규칙은 경기장 안팎에 있는 선수 및 임원 모두에게 적용된다.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처벌은 4단계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중처벌 주어지는 행위, 즉시 2분퇴장이 주어지는 행위, 실격이 주어지는 행위, 실격과 보고서가 주어지는 행위 등이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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