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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15] 핸드볼을 왜 ‘슛의 미학’이라 말할까

2024-06-05 05:50

한국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국제경기 모습.
한국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국제경기 모습.
핸드볼 애호가들은 핸드볼을 ‘슛의 미학’이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핸드볼 경기를 보면서 슛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 미학이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유래한 한자어이다. ‘아름다울 미(美)’, ‘배울 학(學)’를 써서 아름다움을 대상으로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18세기 유럽에서 독일 철학자 알렉산데르 바움가르텐(1714-1762)가 만든 독일어 'Ästhetica'을 번역한 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언론은 미학이라는 말을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1년 3월12일자 ‘唯美派詩人(유미파시인『오쓰카와일드▼의 藝術(예술)을論(논)함 (一(일))’ 기사는 ‘그는 美學(미학)에 對(대)하여 百(백)메ㅅ十回(십회)의講演(강연)을하엿는대 母論(모론) 그의獨特(독특)한審美論(심미론)을發表(발표)하엿다 우리가 와일드藝術(예술)에多大(다대)한 興味(흥미)을두는것은 □□藝…“이라고 보도했다.

미학은 '느림의 미학'이나 '쇼핑의 미학'이라는 말처럼 일상 생활에서는 '아름다움'이나 '예술론' 등과 혼용되기도 한다. 핸드볼에서 ‘슛의 미학’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 남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자는 금메달, 남자는 은메달을 획득하면서였다. 당시 동아일보 1988년 9월27일자 ‘핸드볼 갈채받는「슛의 美學(미학)」’ 기사는 ‘한국형 스카이슛 등 힘과 기의 순간적 조화미, 재치 속임수 가미 10여가지 슛 개발로 ’슛의 미학‘이라고 할만하다’고 전했다.

핸드볼은 슛 동작이 다양하다. 슛 위치에 따라 라인슛, 필드슛, 사이드슛, 페널티스로 프리드로, 롱슛, 중거리슛, 외곽슛 등이 있다. 볼 위치에 따라 오버암슛, 오버해드슛, 사이드슛 언더슛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스텝의 형태에 따라선 점프슛, 러닝슛, 스텝슛, 스탠드슛 등으로 나눈다. 이밖에 다이빙슛, 백슛, 스카이슛이 있다.

핸드볼은 원래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질 때는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경기였다. 축구처럼 실외에서 하는 11인제와 실내(Indoor)에서 하는 7인제 방식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11인제를 더 많이 했다. 체력을 앞세우는 경기를 하다보니 기술보다는 힘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핸드볼이 동양으로 넘어오면서 단신과 힘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슛이 개발됐다. ‘슛의 미학’이 선보이게 된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남자핸드볼이 은메달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강재원의 스카이슛은 최고의 백미로 꼽혔다. 각도가 없는 사이드에서 골키퍼 앞쪽으로 공을 던지면 센터 부근에 있던 강재원이 골문을 향해 공중에서 뜬 채 공을 밀어넣는 동작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득점 및 최다 득점왕 기록 보유자인 윤경신은 203cm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폭발적인 슛이 위력적이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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