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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13] 탁구에서 왜 ‘네트 어셈블리’라고 말할까

2023-06-11 08:18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경기에서 신유빈-전지희조가 공을 상대 네트 위로 넘기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경기에서 신유빈-전지희조가 공을 상대 네트 위로 넘기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탁구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치러지는 종목이다. 테니스, 정구, 배드민턴과 구기 종목인 배구, 족구 등과 같이 네트를 넘기면서 경기를 한다. 탁구에선 네트와 관련한 장비를 ‘네트 어셈블리’라고 말한다. 네트의 집합체라는 뜻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net assembly’는 그물망을 의미하는 ‘net’와 조립물을 의미하는 ‘assembly’의 합성어이다. 탁구에서 네트와 지주대, 지주봉, 죔쇠 등 네트에 부속된 모든 장비를 말한다.

서양에서도 ‘net’라는 말은 오래된 단어이다. 네트는 고대 영어 복음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어원을 쫓아가면 서양 언어의 뿌리인 인도 유럽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매듭을 의미하는 라틴어 ‘Nodus’와 결합을 의미하는 ‘Nexus’와 연관성이 깊다. 인도유럽어에서 ‘Ned’는 묶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 단어와 같은 뿌리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영어에서 ‘net’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차용하게 된 것은 12세기 무렵이다. 로프로 엮어낸 그물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17세기이후 영국에서 귀족적인 스포츠인 테니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뒤로 네트라는 말이 스포츠에서 등장했다. 네트를 치고 경기를 갖는 종목은 축구와 농구처럼 몸싸움을 하지 않고 상대 코트에 볼을 떨어뜨리게 해 점수를 얻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는다. 서브로 볼을 상대코트에 보내며 랠리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net‘라는 말은 이제 스포츠뿐 아니라 인터넷을 상징하는 단어로도 널리 쓰인다. 1971년 인터넷의 시초인 ‘ARPANET’이 미 국방부에서 만들어지면서 네트라는 말은 인터넷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그 이전 철도, 전기가 등장하며 산업화 시대를 맞으면서 복잡한 상호 연결 시스템을 말하는 의미로 네트워크(network)라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네트라는 말이 스포츠 뿐아니라 최첨단 사회를 상징하는 단어와 같은 의미가 된 것이다.(본 코너 491회 ‘왜 네트(Net)라고 말할까’ 참조)

‘assembly’는 모임과 집합을 의미하는 고대 프랑스어 ‘asemblee’가 어원이며, 15세기초반 영어로 차용됐다. 조립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14년부터라고 한다. 탁구에서 ‘net assembly’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1926년 국제탁구연맹(ITTF)가 창설되고, 첫 국제대회가 개최된 이후부터 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ITTF 규정에 따르면 네트는 양쪽 끝에 있는 높이 15.25cm의 수직 봉에 부착된 끈을 이용하여 설치되며 수직 봉의 외부 한계는 사이드 라인으로부터 15.25cm로 한다. 네트의 높이는 길이 전체가 시합 표면으로부터 15.25cm로 하고, 네트의 밑바닥은 길이 전체가 시합 표면에 최대한 가깝게 해야 한다. 네트의 양쪽 끝은 지주봉에 아래부터 위까지 부착되어야 한다. 양쪽 지주 사이의 길이는 183cm로 맞춰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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