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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38] 테니스에서 왜 ‘듀스(deuce)’라고 말할까

2023-03-21 07:23

스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20일 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조코비치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AFP=연합뉴스]
스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20일 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조코비치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AFP=연합뉴스]
테니스에서 ‘듀스(deuce)’는 ‘러브(love)’만큼이나 처음 용어를 접하는 이들을 혼란하게 만든다. 이해하기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테니스 점수체계에서 듀스는 게임에서 두 선수가 40점으로 동점을 기록해 어느 한 선수가 2점차로 승리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테니스 점수체계는 0점은 ‘러브’, 1점은 ‘15(fifteen)), 2점은 ’30(thirty)’, 3점은 ‘40(forty)’라고 말한다. 각 점수마다 동점이 될 때는 ‘15-all’, ‘30-all’이라고 발표한다. 40에서 동점이 될 때는 듀스라는 단어를 쓴다. (본 코너 932회 '테니스는 왜 이상한 ‘포인트’를 사용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듀스라는 말은 테니스 발상지 프랑스에서 나왔다. 2점 차이라는 의미인 프랑스어 ‘deux’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1760년 듀스는 불운이나 악마를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고 용어사전 등에서 언급하고 있다. 듀스에서 지는 이는 자존심은 물론 마음도 크게 상해 불운이나 악마를 연상할 수도 있을 법하다. 듀스가 불길한 의미로 쓰인 이유이기도 하다. 프랑스어로 ‘ à deux le jeu’는 영어로 to both the game' 또는 'to two the game'로 해석할 수 있다. 이길 확률이 같은 게임이거나 두 명이라는 의미이다. 듀스는 서양어의 원형인 라틴어 ‘duo’에서 파생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권에서 ‘two’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원래 스포츠 용어로 듀스를 쓴 것은 네트형 종목에서 서브를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본 코너 481회 ‘왜 듀스(Deuce)라고 말할까’ 참조) 프랑스에서 듀스라는 말이 시작됐지만 정작 프랑스 오픈에서는 듀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평등(equality)’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égalité’라는 말을 주심들이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듀스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6년 8월6일자 ‘선천(宣川)에열린 정구경과(庭球經過)’ 기사는 ‘예선전(豫選戰)이종료(終了)됨□계속(繼續)하야준결승(準决勝)이시작(始作)되야선보청년단대전정주단(宣普靑年團對全定州團)이상전(相戰)케되니정주군(定州軍)은□보청년군(普靑年軍)의원(元)틤학창단(學窓團)을패(敗)하게한적(敵)이라□치전(恥戰)으로대(對)하게되야양군(兩軍)의응원(應援)□은장내(塲內)를진동(振動)케하엿다정주군(定州軍)의대장양전중조(大將兩田中組)와선보청년(宣普靑年)의대장최도흥이윤성조(大將崔道興李允成組)는실(實)로그기술(技術)이 비등(比等)하야 회(回)가거듬할사록백열화(白熱化)하야악전고투수시간(惡戰苦闘數時間)에께임카운트에게인듀스를거듭하니장내(塲內)는극도(極度)로긴장(緊張)되엿다정주군(定州軍)이칠대오(七對五)로원한(怨恨)을품고□히패배(敗北)하다연(連)하이준결승(準决勝)인선천시정군대전명신군(宣川市井軍對全明信軍)이대전(對戰)하야명신군(明信軍)이대승(大勝)하니이로서준결승(準决勝)도종료(終了)되얏다’고 전했다. 경기에서 테니스와 경기 방식이 비슷한 정구경기에서 듀스를 거듭한 끝에 7-5로 승리했다는 내용이었다.
테니스 규칙에 따르면 듀스 게임을 종료하기 위해선 연속 2점을 획득해야한다. 이때 어드밴티지룰이 적용된다. 서버가 듀스에서 포인트를 획득하면 서버가 어드밴티지를 갖게되며 이를 ‘어드밴티지 인’ 또는 간단히 ‘애드 인’이라고 말한다. 리시버가 듀스에서 1점을 얻으면 리시버는 어드밴티지를 보유한다. 이를 ‘어드밴티지 아웃’ 또는 간단히 ‘애드 아웃’이라고 부른다. 어드밴티지를 보유한 선수가 다음 포인트를 획득하면 게임이 종료된다. 그렇지 않으면 점수는 도로 듀스로 돌아간다. (본 코너 936회 '테니스에서 왜 ‘어드벤티지’라고 말할까' 참조)
세계테니스 사상 최다 듀스 게임은 1975년 5월 26일 영국 서비튼에서 열린 서레이 잔디코트선수권대회에서 앤서니 포셋과 케이스 글래스가 37개의 듀스로 총 80점을 기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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