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 바디는 영어를 우리 말로 발음한 단어이다. 활을 뜻하는 영어 ‘arch’와 몸을 의미하는 ‘body’가 합성된 말이다. ‘arch’는 라틴어 ‘arcus’가 어원이다. 12세기 고대 프랑스어로 다리나 건물에서 곡선 모양을 의미하는 ‘arche’를 거쳐 영어로 정착했다. ‘arch’를 접두어로 활용하는 단어로 ‘archer(활 쏘는 사람)’, ‘archery(양궁)’ 등이 있다. 이 단어들은 중세 프랑스어에서 ‘arc’의 원형이 된 단어가 활용 분화된 케이스이다.
또 그리스어에 어원을 둔 ‘arch’는 규칙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arch’를 접미사로 한 단어들로는 ‘matriarch(모권제)’, ‘patriarch(부권제)’, ‘oligarch(과두제)’, ‘anarchy(무정부주의)’, ‘hierarchy(계층제)’ 등이 있다. ‘archive’는 중요한 역사적 기록물이라는 뜻이다.
서양 건축물에서 ‘아치’는 둥그런 곡선형의 구조물을 의미한다. 아치의 기원은 BC 4000년경 진흙 벽돌 사용한 메소포타미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완전한 형태의 아치는 에트루리아 건축과 그것을 이어받은 고대 로마 건축에서 널리 일반화됐다. 아치는 고대 이집트·그리스의 오더와 함께 석조건축의 2대 기본형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때부터 ‘아치’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4년 12월28일자 ‘동경시도로(東京市道路)에수도(隧道)’ 기사는 ‘(동경전(東京電)) 동경시(東京市)에서는금회구획정리계획노선중애탕하(今回區劃整理計劃路線中愛宕下),서구보(西久保),파정간(巴町間)에폭백십미(幅百十米)의도로(道路)를설(設)하고애탕산(愛宕山)에『아치』식수도(式隧道)를설(設)하기로결정(决定)하엿다그공비(工費)는약십륙만원(約十六萬圓)으로노선삼십오간(路線三十五間)인데동경시도로(東京市道路)에수도(隧道)를설(設)함은이것이효시(嚆矢)이더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동경시에 아치형의 터널(隊道)을 처음으로 건설하게됐다는 내용이다.
체조 말고 요가에서도 아치는 같은 의미로 쓰인다. 야구에서도 ‘아치’라는 단어를 쓴다. 야구에서 아치는 홈런을 의미한다. ‘아치를 날렸다’는 ‘홈런을 쳤다’는 뜻이다. 신문 지면에 ‘첫 아치 영광’ 등으로 제목을 뽑아 사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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